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민족주의 성향의 운동권 출신으로 구성된 문재인 정부가 대일 외교를 경시하고 있다고 11일 비판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는 ‘대일 외교 경시, 문재인 정부의 586세대’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일본 초계기 레이더 겨냥 논란과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등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가 "남북 관계에 뜨거운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과의 외교에는 관심이 낮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8년 9월 25일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신문은 한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청와대의 관심 1순위는 남북관계, 2순위는 국내 경제이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까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대일 정책에 발언권을 갖고 있는 것은 외교부 장관이 아니라 시민 사회 세력과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시민사회수석이라는 우스갯 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국 정부가 대일 관계를 경시하는 이유는 민족주의 성향의 운동권 출신으로 구성된 청와대 참모진에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의 측근들이 현재 50대이며 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참가한 운동권 출신의 ‘586세대’로 구성돼있다"며 "현재 문 대통령은 1세대 학생운동 투사로 586세대의 형님으로서 그들을 중용했다"고 했다.

신문은 청와대의 586세대가 민족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우리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앞길을 방해하는 외세의 간섭과 개입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한 구절과 586세대의 사상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따른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일본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에 반일 정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문 대통령 주변에 대일 외교를 대국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전략가가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임기응변적 외교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