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시진핑과 4차 정상회담서 "북미 2차회담, 국제사회 환영 받는 성과 얻기 위해 노력"

북·중 정상은 지난 8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4차 정상회담에서 미·북 2차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한 목소리로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강조하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미국에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가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읽힌다. 북중 정상은 경협 확대에 대한 의지와 양국 우의도 확인했다.

10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7~10일 방중한 김 위원장은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과 북⋅중 우의를 강조하고 양국 상황을 소개하는 식으로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입장을 계속 견지하고 대화와 협상으로 한반도 문제(핵문제)를 해결하고, 북⋅미 2차 정상회담이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는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관련 당사국이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중시하고 적극적으로 화답해 한반도 문제의 전면적인 해결을 추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관련 당사국들이 각자의 합리적인 우려를 대화로 푸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얻기 힘든 역사적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며 "중국은 북한이 계속 한반도 비핵화 방향을 견지하고, 남북 관계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북⋅미가 함께 가기를 희망하고, 북한 및 관련 당사국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지역의 장기안정에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8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북한에 대한 제재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경협 확대에 대한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1년도 안돼 4차례 방중을 하면서 중국 경제 사회 발전의 성취에 인상이 깊었다"며 "북한은 중국에 많이 시찰오고 교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의 발전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며 "조선노동당은 조선 인민들을 이끌면서 새로운 전략노선을 계속 추진해 좋은 외부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신 전략노선 시행 1년새 적지 않은 적극적인 성과가 있었다"며 "발전을 추구하는 강렬한 열의가 북한 인민의 충심어린 지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치켜 세웠다. 이어 "중국은 김 위원장이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정력을 집중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베이징을 떠나기 전인 9일 오전 베이징 유일의 국가급 기술개발구인 이좡(亦庄)의 경제기술개발구에 있는 동인당(同仁堂·퉁런탕) 공장을 20~30분 정도 시찰했다. 동인당은 청나라 강희제 때 약방으로 문을 연 이래 350년의 역사를 이어 온 중국의 대표적 제약 기업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제약공장 현대화를 강조한 김 위원장이 전통 생약 산업의 현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1차 방중 때에는 중국과학원을 찾아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보이는 기기 등을 체험했다. 이어 그해 6월 3차 방중에서는 중국농업과학원과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센터를 시찰하는 등 경제 개발 현장을 둘러봤다. 다롄(大連)에서 시 주석과 만난 작년 5월 2차 방중때는 일부 수행원들로 하여금 둥강(東港)상업구와 문화 산업기업 화루(華錄)를 시찰하도록 했다.

두 정상은 북⋅중간 전통적인 혈맹을 과시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시 주석은 "양측이 실제 행동으로 북⋅중 우의의 강대한 생명력을 보여주고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추진에 대한 북⋅중 공동의 결연한 의지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올해가 북⋅중 수교 70주년임을 상기시킨 뒤 김 위원장과 함께 북⋅중 관계의 미래 발전을 이끌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총서기 동지의 전심을 다한 배려로 북⋅미 관계가 새로운 고도로 올라서고 새로운 장을 썼다"고 화답했다. 북⋅중 수교 70주년을 계기로 총서기와 함께 북⋅중 전통우의를 공고히하고, 북⋅중 교류 협력에 대한 의견을 깊히 교환하고 북⋅중 우호 관계를 나날이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35세 생일인 8일 베이징에 도착해 10개월 새 4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그날 4시간이 넘는 만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에는 북경반점(베이징호텔)에서 약 2시간 동안 시 주석과 부부동반으로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1917년 지어진 베이징호텔은 김일성이 마오쩌둥(毛澤東) 저우언라이(周恩來)와 교류했던 곳이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김정은은 지난 번 세차례 방중에서 가장 최근 두 차례 이용했던 항공 루트(2시간 소요)가 아닌 무려 하루길(19시간)이 걸리는 열차를 선택했다"며 "자신의 할아버지, 아버지가 이전에 중국을 방문할 때 이용한 열차 ‘아이콘’을 통해 전통적 북중관계 ‘향수’를 다시 불러일으킨 세심한 연출"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3박 4일 일정으로 방중했지만 열차를 이용한 탓에 베이징에 27시간만 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