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 기업이 만든 유명 날씨 정보 앱(응용프로그램)이 날씨 정보 제공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보다 훨씬 많은 사용자 정보를 수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용자의 동의 없이 다른 유료 서비스에 가입시키려 한 정황도 포착됐다.

2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사이버 보안 업체 ‘업스트림 시스템스’는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중국 선전의 ‘TCL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만든 날씨 정보 앱 ‘웨더 포캐스트 - 월드 웨더 애큐리트 레이더’가 스마트폰 위치 정보 외에 사용자 이메일 주소와 숫자 15개로 이뤄진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정상 범위를 넘어서는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밝혔다. TCL은 이렇게 수집한 사용자 개인정보를 중국 내 서버에 저장했다.

중국 TCL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날씨 정보 앱 ‘웨더 포캐스트 - 월드 웨더 애큐리트 레이더’. 영국 사이버 보안 업체 ‘업스트림 시스템스’는 이 앱이 사용자 이메일 주소와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와 같은 과도한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 날씨 정보 앱은 TCL이 2016년 12월 출시한 이래 1000만건 넘게 내려받기가 이뤄졌다. 각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날씨 정보 앱 중 하나다. 지난해 영국과 캐나다에서 6번째로 많이 내려받은 날씨 정보 앱이었고 2017년에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앱 20위에 들었다. 이 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는데, 지난달까지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웨더 - 심플 웨더 포캐스트’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었다.

이 앱은 TCL이 만든 저가 알카텔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돼 있다. 이를 이용해 브라질과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등에서 알카텔 스마트폰을 쓰는 사용자 몰래 유료 가상현실(VR) 서비스에 가입시키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스트림 시스템스는 10만명 이상이 150만달러 이상의 피해를 볼 뻔했다고 밝혔다.

WSJ의 요청에 따라 이 앱의 기능을 분석한 미국 모바일 보안 업체 ‘완데라’의 마이클 커빙튼 부사장은 "보통 날씨 앱은 날씨 정보 제공을 위해 사용자 위치정보를 요구하는데, TCL이 만든 날씨 앱은 기본 수준을 넘어서는 정보를 요구한다"며 "개인 식별 정보를 수집하는 건 의심스럽고 사용자가 미리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