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용 잉크리본을 제조 판매하는 국내 중소기업 D사는 지난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 디지털 전시회(Cartes Secure Connexions)에 참가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전시회 참가 이틀 만에 특허침해를 이유로 제품을 압수당한 것. 뒤이어 현지 법원에서 4억여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받게 됐다.
3년 뒤, 프랑스 법원은 D사의 손을 들어줬다. 프랑스 법원은 최근 "판매와는 무관한 전시회 참가행위만으로는 특허 침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특허침해를 입증할만한 증거나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지식재산권 전문 법무법인·특허법인 다래가 맡아 승리로 이끌었다. 다래는 프랑스 현지 로펌을 섭외해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는 전략을 썼다.
문제가 된 부분은 소송을 제기한 프랑스, 미국 기업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던 특허권 때문이었다. 후발주자인 D사는 이들 기업과 OEM(주문생산) 협상이 결렬됐다. 프랑스, 미국기업은 이를 틈 타 전시회 현장을 급습해 D사가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박진석 변리사는 "전시회 개최가 활발한 유럽에서는 특허권자의 주장 위주로 침해 의심제품을 긴급하게 압수하는 법집행 제도(침해 압류)가 있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례를 바탕으로 특허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고 프랑스에서 법률비용까지 받아내는 완승을 거뒀다"며 "해외 특허권자의 무차별적인 특허공세로부터 국내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