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획재정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시도에 대해 "가상한 일"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가 민간 기업 인사에 마음대로 개입해도 된다는 뜻이냐"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1일 논평에서 "임 실장의 발언은 궤변"이라며 "국민 세금 안 들어간 곳이 없는데 임 실장의 논리라면 모든 국민과 기업이 청와대 감찰 대상이 된다"고 했다. 임 실장은 전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국민 세금이 들어간 담배 회사에 정부가 아무 감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며 "그나마 올해 기재부가 장치를 만들려고 한 것은 매우 가상한 것"이라고 했다. KT&G 백복인 사장이 올해 초 연임하려 하자 기재부는 2대 주주인 기업은행(6.93%)을 통해 사장 교체를 시도했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대주주가 기재부라고 해서 단순히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사장 교체 작업을 하는 것은 정부의 월권"이라고 했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은 "청와대가 KT&G 사장을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의 '가상한 일' 발언이 그간 청와대와 기재부가 보인 행태와는 상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는 지난 5월 기재부의 KT&G 사장 인선 개입 문건이 폭로되자 특별감찰반을 투입해 문건 유출자 찾기에 나섰다. 야당은 "기재부의 인사 개입이 '가상한 일'이었다면 문건을 문제 삼을 필요도, 유출자를 찾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의 민간 기업 인사 개입을 처벌한 것과 상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2013년 7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청와대 수석의 지위·권한을 이용해 사기업 인사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위법"이라며 조 전 수석에게 강요 미수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조계 인사는 "기재부가 민간 기업 사장 인사 교체에 개입한 것 자체가 직권남용이나 강요 미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