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에 대해 수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신 전 사무관은 앞서 청와대가 KT&G와 서울신문 사장 교체에 개입하고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 발행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민주당 홍익표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논평을 내고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기행(奇行)이 점입가경"이라고 했다. 홍 대변인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뛰는 것일까. 아무리 요즘이 1인 방송 시대이고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지만, ‘사실관계를 떠나 이런 것이 이슈가 돼서 청와대 인사 개입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하고도 당연한 희망사항을 둘러대기에는 나가도 너무 나갔다"며 "신 전 사무관이 기재부를 나온 이유는 알고 싶지도, 궁금하지도 않다. 문건의 무단 유출과 국가공무원상 비밀유지의무 위반만큼은 명백한 불법이며, 가짜뉴스 배포와 거짓 주장에는 철저한 책임이 뒤따른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고자 한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신 전 사무관 주장의) 시시비비를 명확히 밝혀 응분의 책임을 다하게 함으로써 국가공무원의 청렴성실, 품위유지, 비밀엄수 의무 등의 공직기강을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이날 종일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신 전 사무관이 자신의 주장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 캡처를 화면에 띄웠다. 김 의원은 ‘영상을 찍은 이유: 먹고 살려고?’라는 부분을 띄운 뒤 "저 사람이 맨 마지막에 저러고 국민을 놀리고 있다. 먹고 살려고 영상을 찍은 사람"이라며 "저 사람이 저런 걸 유튜브에 올린 것은 문제가 안 된다. 무책임하게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로 나온, 술자리 이야기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어떻게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느냐"고 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도 "이 사람의 동영상 화면 위에는 학원 광고가 떠 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제가 돈이 없으니까 저에게 후원을 해달라’고 한다"며 "KT&G에 대한 이런 영상을 보고 세상이 한 번 떠들썩하게 누군가가 덥썩 문다. 여기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볼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박범계 의원은 "스타강사가 되기 위해 기재부를 그만두고 돈을 벌기 위해서 메가스터디에 들어간다는 이 사람의 말은 ‘누구에게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지나간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하다’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들은 신 전 사무관에 대해 "목숨을 걸고 공익을 위해 내부고발자가 된 사람"이라고 했다. 한국당 전희경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은) 양심을 건 폭로 중에서 ‘먹고 살려고’라는 부분만 캡처를 걸고 ‘취중 얘기 수준’이라고 운운했다"며 "내부 고발, 양심 선언을 하기 위해서 그 어렵사리 붙은 행정고시를, 그 직을 포기하고 나와서 서슬 퍼런 정권의 그 불법 비위를 폭로하는 사람을 그렇게 매도를 합니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