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에 비판을 쏟아냈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 후 돌연 누그러진 입장을 보였다.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그레이엄 의원은 30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시리아에 대해 얘기했고, 그(트럼프 대통령)는 시리아에서 우리가 향하는 방향에 대해 내가 몰랐던 것들을 말해줬다. 그 얘기는 내 기분이 나아지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시리아에 파병했던 미군 2000명을 모두 철군할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안팎에서 반발이 이어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시리아 철군 결정에 반발해 사임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이었던 그레이엄 의원도 시리아 철군 계획을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오찬 전 미 CNN과 인터뷰에서도 시리아 철군이 쿠르드족의 생존을 위협하고 이 지역 안보를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안보를 다른 강대국에 맡기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시리아 철군 결정 재고를 요구하겠다고도 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이 2018년 12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오찬 이후 시리아 철군 계획에 관해 다소 유화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WP는 "그레이엄은 백악관에서 나오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점으로 돌아선 듯 했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철군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는 데 합의했다고도 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는 "우리는 현명한 방법으로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시리아에서 철수하고, IS가 재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목표는 같다"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이날 시리아 철군 계획과 관련, 새로운 결정이 있었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철군 보도가 나왔을 당시 IS를 완전 격퇴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시리아 철군 반대파들은 IS 잔재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 약속(IS 격퇴)을 지키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IS를 완전히 물리치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는 (IS 격퇴까지) ‘10야드 라인(미식축구에서 터치다운에 성공할 수 있는 거리를 뜻하는 용어)’ 안에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임무 완수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그에 따르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깜짝 방문했다.

그레이엄 의원에 따르면, 당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IS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라크 방문은 시의적절했다"고 진단했다. IS가 아직 남아있다는 보고는 ‘IS 완전 격퇴’를 주장하며 시리아 철군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각심을 줬다는 것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대통령은 그 일(IS 격퇴)을 확실히 끝낼 것이라고 확실히 했고,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누구도 IS를 격퇴하기 위해 그가 했던 것보다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