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전 닛산자동차 회장이 일본 검찰에 구속된 뒤 닛산과 갈등을 빚고 있는 르노자동차가 닛산 측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 것을 다시 요구했다고 교도통신, 지지통신 등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르노가 회사의 기업 지배 구조 문제점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하는 편지를 닛산 측에 보냈다고 전했다. 내년 6월로 예정된 정기 주총 이전에 곤 전 회장의 후임에 르노 측 인사를 보내 계속 경영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르노는 이달 중순에도 닛산 측에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지만 곤 전 회장과 대립해온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닛산차 사장이 지난 17일 이를 거부했다.

일본 닛산자동차와 프랑스 르노자동차 로고.

사이카와 사장 등 닛산 일본인 인사는 ‘거버넌스(경영체제) 개선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르노 측이 가진 회장 등 경영진 인사권을 가져오려 하고 있다.

이런 르노의 요구를 닛산 측은 다시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임시 주총 개최를 둘러싼 두 회사 간 갈등은 법정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정부가 지분의 15.01%를 가진 르노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닛산 주식의 43.4%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르노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직급 이상의 닛산 경영진을 선임할 권한이 있다. 또 닛산 회사 규정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의결권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주총 소집을 요구할 경우 바로 응해야 한다. 요구 후 8주 이내에 주총이 열리지 않으면 해당 주주는 법원에 주총을 개최하도록 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