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산자동차가 닛산·르노·미쓰비시자동차 연합 전 회장이었던 카를로스 곤(64·사진)과의 접촉 금지령을 내렸다고 NHK·아사히신문 등이 26일 보도했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닛산자동차는 임직원에게 ‘전 종업원에게 중요한 공지’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고 전날 보석으로 석방된 그레그 켈리(62) 전 닛산 대표와 현재 구속 수사를 받는 카를로스 곤 전 회장과의 접촉을 금지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두 사람의 변호인단과 관련자도 접촉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회사 측은 이런 접촉 금지령을 내리면서 이들과 화상 회의를 포함해 면회를 하지 말고, 이들이 전화나 이메일로 접근할 땐 "말할 수 없다"고 답하라고 구체적으로 일렀다. 또 회사 법무실에 연락하라고 했다.

닛산의 이런 접촉 금지령은은 곤 전 회장의 체포를 계기로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닛산차, 미쓰비시(三菱)자동차로 구성된 ‘르노-닛산’ 연합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내부 단속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곤 전 회장이 르노 최고경영자(CEO)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르노와 곤 전 회장, 켈리 전 대표 측이 닛산 내부에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 닛산 측에 반격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또 이들이 증거 인멸 등을 할 수 없게 접촉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앞서 켈리 전 대표는 지난 25일 보석금 7000만엔(약 7억1000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곤 회장은 아직 구속된 상태다. 검찰의 구속 수사 기간을 다음 달 1일까지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재판부가 수용했기 때문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19일 곤 전 회장을 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체포했다. 곤 전 회장은 유가증권 보고서에 50억엔(약 507억원) 이상의 보수를 축소 기재하고, 회사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켈리 전 대표도 곤 전 회장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체포됐다.

일본에서 도쿄지검 특수부의 용의자 체포는 ‘기소→재판에서의 유죄’를 뜻한다. 닛산자동차 이사회는 곤 전 회장이 체포된 날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서둘러 곤 회장 해임 성명을 냈다.

곤 전 회장은 1999년 르노가 부도 직전에 몰린 닛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파견돼 닛산 회생의 책임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