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중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를 자제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당국의 강력한 규제에도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급속하게 늘면서 투자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티엔 궈리 중국건설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제 20회 베이징대학교 광화경영대학원 신년 연설에서 "지금 (중국에서) 집을 사면 돈을 벌 수 없다"며 "만약 지금 집을 산다면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티엔 회장의 경고는 중국 당국이 부동산 시장에서의 역할에 대해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시장의 과열된 투기를 억제하고 채무 규모를 줄이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규제 고삐를 당겨왔다.
이처럼 정부의 규제가 계속된 상황에서도 중국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SCMP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과 상하이 지역의 집값은 전통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비싼 영국 런던이나 일본 도쿄에 비등하는 수준이다.
티엔 회장은 현재 중국 전체 부동산 시가총액은 40조 달러로, 이는 미국의 30조 달러 수준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고 했다. 중국 부동산 값이 이미 오를대로 올랐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는 주택에 세를 주고 임대 수익을 얻는 구조가 보편적이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아 미분양되는 신축 물량이 많아져 주택의 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티엔 회장은 과거 미국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겪을 당시 미국의 주택 공실율이 10% 정도였지만, 현재 중국의 공실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중국 시난(西南)재경대가 최근 실시한 중국 가계 조사에 따르면 2011년 4200만호였던 중국 도시 지역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6500만호로 늘었다. 중국 주택 미분양 비율은 2011년 18.4%에서 지난해 21.4%까지 상승했다. 시난재경대는 특히 중국 대도시보다 소도시에서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최고지도부는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CEWC)에서 부동산 규제를 지속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CEWC는 중국 지도부가 참석하며, 중국 경제 정책 전반을 결정하는 회의다.
중국 당국은 이번 회의에서도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SCMP는 전했다. 아울러 중국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장기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각 도시별로 시장 상황에 맞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