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맘’ 김미나씨 캐리커쳐.

강용석(49) 변호사와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36)씨의 스캔들은 두 사람이 2014년 10월 홍콩 밀월 여행을 갔다는 소문에서 시작됐다. 모두 가정이 있는데도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강 변호사와 김씨는 ‘루머’일 뿐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결국 김씨와 남편 조모씨가 이혼 소송 중인 사실이 알려진다. 강 변호사와 김씨, 조씨 등 서로간에 얽힌 소송만 6건이다. 첫 소송으로부터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부는 판결이 확정 돼 마무리됐지만, 일부는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소송 스코어’는 어떨까. 강 변호사는 4000만원을 잃고, 법정구속까지 됐다. 김씨는 받은 돈과 잃은 돈 합쳐 결과적으로 1000만원을 얻고,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조씨는 합계 1000만원을 받았다.

◇소송의 시작:민사 소송으로 끝날 일이 형사 사건으로 확대
①첫 소송은 2015년 1월 조씨가 강 변호사를 상대로 1억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었다. 강 변호사가 불륜을 저질러 김씨와 조씨간 혼인을 파탄냈기 때문에 책임을 지라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약 3달 뒤인 4월 말 조씨는 소취하서를 제출했다. ②같은 날 조씨와 김씨는 이혼 조정 절차를 밟기 위해 법원에 조정 신청서도 접수했다. 그러나 이 중 소 취하서는 실제 조씨가 작성해 낸 것이 아니라 김씨가 조씨 몰래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 가지고 가짜 취하서를 만들어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③조씨는 김씨를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2016년 8월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김씨는 "강 변호사가 소취하 방법을 알려줬고, 문제 없다고 해서 그대로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④결국 강 변호사도 김씨와 공모해 소취하서를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아 올해 2월 불구속 기소됐다.

⑤중간에 강 변호사도 조씨와 조씨의 법률대리인인 구모 변호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강 변호사는 조씨 등이 "불륜을 저질렀다는 일방적인 주장으로 명예를 훼손하고, 출연 중인 방송에 하차하게 만드는 등 (내게) 피해를 끼쳤다"며 2015년 8월 2억원을 내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강 변호사는 또 "조씨가 협박해 합의금을 갈취하려 했다"며 검찰에 고소했지만 이 사건은 무혐의 처분이 내려져 재판까지 가지 않았다.

강용석(왼쪽) 변호사와 도도맘 김미나씨.

◇도도맘 인감위조, 손배訴 1심서 조씨 승리로 마무리
법원의 첫 판단은 '도도맘' 김씨의 형사재판이었다. 김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2016년 12월 김씨에게 "죄질이 좋지 않지만 김씨가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김씨가 법률전문가인 강 변호사와 상의해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참작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김씨와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아 1심에서 형이 확정됐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강 변호사가 조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법원 판단이 나왔다. 결과는 강 변호사의 패소였다. 법원은 "강 변호사는 조씨 등이 (강 변호사의 출입국 정보나 증인신문조서 등의) 자료를 언론이나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유포했다고 주장하지만 조씨 등이 그랬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다. 반면 조씨가 강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배해상 청구 소송은 조씨 일부 승소로 판단이 났다. 법원은 올해 2월 강 변호사가 조씨에게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마찬가지로 두 사건 모두 1심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지난 10월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된 강용석 변호사가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뜻밖에 튀어나온 약정금 소송…강용석 형사재판도 진행중
다만 조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오히려 승소 때문에 발목을 붙잡힌다. 조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결 내용을 올리면서다. 조씨는 소송 결과를 소개하며 '시끌벅적했던 홍콩 불륜 사건이 있은지 4년이나 흘렀다. 4000만원 판결은 재판부가 상대의 책임을 매우 위중하게 판단했다는 의미'라고 했다. 앞서 조씨는 지난해 9월 김씨가 조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는 등의 조정안에 합의해 이혼했다. 조정안에는 '언론 등을 통해 이 사건 보도에 관여하지 않기로 하고, 위반할 경우 상대방에게 3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⑥김씨는 조씨가 조정안을 어겼다고 보고 법원에 약정금 청구 소송을 냈다.

남편 조씨는 "페이스북에 올렸을 뿐 언론에 알린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항변했지만 법원은 김씨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지난 6월 "조씨는 자신이 올린 글이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될 수 있다는 사정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결국 언론에 조씨의 게시물이 인용됐고, 사건의 결말이 보도 돼 약정을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항소심도 지난 19일 1심 판결이 옳다고 보고 조씨가 김씨에게 3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아직 조씨는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조씨가 판결을 송달받은 지난 20일로부터 2주일 이내에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은 확정된다.

강 변호사의 형사 재판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10월 강 변호사는 사문서위조 사건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강 변호사는 "김씨에게 조씨의 위임을 받으면 소를 취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언을 했고, 이후 김씨가 ‘조씨의 위임을 받았다’는 말을 해서 이를 믿고 도와준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강 변호사는 김씨가 조씨로부터 민사소송의 취하에 관한 권한을 위임받지 않았다는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김씨를 도와 위조 소취하서 등을 작성, 제출하는데 관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변호사로서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불륜 관계에 있던 김씨와 공모해 범행을 저질러 비난 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자신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실형에 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항소했고, 내년 1월 9일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