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과속 인상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주무 부처인 고용부는 오히려 최저임금법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근로자가 '실제 일하지 않은 유급휴일(토·일요일)'까지 근로시간으로 간주해 최저임금액 산출에 포함하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봉 5000만원 근로자도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진다고 한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급기야 경총·대한상의 등 17개 기업단체가 최저임금 산출 시 '실제 일한 시간'만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해달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눈에 민노총밖에 보이지 않는 이 정부에서 이 하소연이 통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올해 16.4% 인상으로 자영업자 폐업과 실직 사태를 부른 최저임금은 내년에도 10.9% 오른다. 여기에 토·일요일까지 최저임금 산정 시간에 추가하는 고용부의 개정안이 시행되면 실질적인 최저임금액은 최대 40% 더 늘어나게 된다. 2년 사이 무려 50~60% 이상 올라가는 것이다. 과연 얼마나 되는 기업이 버티겠나. 이게 근로자를 위한 길인가. 대법원은 최저임금 계산 때 '주휴수당과 관련된 시간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고용부는 이 판례도 무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최저임금법을 어길 수밖에 없는 사업주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이미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받은 근로자가 6명 중 한 명꼴인 311만명이라고 한다. 내년엔 이 숫자가 훨씬 불어나 수많은 영세 고용주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게 될 것이다.

최저임금제 보완을 언급한 문 대통령 발언은 1년 7개월간 정책 실험의 실패를 인정하고 경제정책을 어느 정도 정상으로 되돌려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만약 고용부가 시행령 개정을 강행한다면 대통령의 말은 허언(虛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