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내부자들'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까지, 욕망 3부작을 완성하고 싶었다."

청불 역사상 최초, 또 최고의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며 한국 영화사(史)의 새 장을 연 우민호(47) 감독. 18일 서울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내부자들'(15) 이후 꺼낸 신작 '마약왕'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우민호 감독은 '파괴된 사나이'(10) '간첩'(12)에 이어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이면을 리얼하고 짜임새 높은 스토리로 구성해 역대 청불 영화 최고 흥행 신기록(본편+확장판 통합 900만)을 세운 '내부자들'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극장가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한국형 범죄 장르의 새 판을 짠 우민호 감독이 이번엔 마약을 소재로한 '마약왕'으로 다시 한번 극장가에 파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특히 이번 '마약왕'에서는 이두삼(송강호)이라는 인물의 일대기를 통해 1970년대 경제 급성장기의 풍경과 아이러니, 시대와 권력을 직조해 눈길을 끈다. 1970년대 실제 마약 밀매에 대한 자료 조사 내용과 시끄러웠던 당시 사회상과 느낌을 영화에 녹여내는 데에 주력, 약 10년간 이어지는 한 남자의 일대기를 통해 밀도 있게 담아낸 것. 치밀한 구성과 다양한 캐릭터 군상의 촘촘한 케미스트리까지 조화를 이루며 또 하나의 걸작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우민호 감독은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 '괴물'(06, 봉준호 감독) 등 소시민적인 페이소스를 통해 매 작품 10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연기 신(神)' 송강호를 주축으로 조정석, 배두나, 이성민, 김대명, 김소진, 조우진 등 충무로 최고의 배우들을 대거 출연시키며 진정한 '황금 라인업'의 끝판 왕을 완성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민호 감독은 "'마약왕'은 스탠타드한 한국 상업영화와 다른 지점을 가고 있어서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영화 소재 자체도 그렇고, 어떤 한 인물의 서사를 다룬다는점이 기존의 영화와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상업 영화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서 호불호가 갈릴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할 기획의 영화가 될지 않을 수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가 관객들한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마약왕'은 실존 사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실제 사건의 사진이 딱 한장이었는데 그래서 이두삼의 집도 그대로 지었다. 부산에서 마약왕을 검거하기 위해 경찰 8명이 들어갔고 당시 경찰은 무장을 하지 않고 수갑을 가져와서 체포하려 했지만 안에서 엽총을 쏘니까 깜짝 놀라서 특공대 35명을 배치해 마약왕을 검거했다고 한다. 이두삼을 연기한 송강호가 바로 실존 인물이다. 유신정권, 독재정권에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가능했을까?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고 결국 '마약왕'이라는 작품으로 탄생하게 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전작이 청불 신기록을 기록한'내부자들'인 만큼 차기작인 '마약왕'에 대한 흥행 부담감, 또 기대감도 상당할 터. 우민호 감독은 "부담감이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부담감에 사로잡혀 영화를 찍을 수는 없다. '내부자들' 이후 다른 영화로 관객을 만나고 싶었고 무엇보다 당장 '내부자들' 같은 영화를 또 만들고 싶지 않았다. 때마침 '마약왕'이라는 소재가 내게 왔다. 사실 청불 등급의 영화를 만든 뒤 또 청불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청불 장르는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크고 여러가지 면에서 감독이 감수해야할 부분이 많다. 다음 작품은 청불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너무 매력적인 이야기였고 실화라는 부분이 크게 다가와 또 다시 청불에 도전하게 됐다"며 "일단 '마약왕'의 1000만 돌파 기대는 안 하고 있다. '내부자들'이 청불 신기록을 세웠는데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기이한 현상이라 생각한다. 청불 영화가 900만이라는 스코어를 갖는 것은 정말 기적이다. 사실상 청불 영화는 200만 넘기도 쉽지 않다. 지금 '마약왕'의 목표는 손익분기점(400만)을 맞추는게 목표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또한 우민호 감독은 '내부자들'과 다른 지점의 '마약왕'에 "'마약왕'에 나온 지점들이 싫어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좋아하는 분들도 계신 것 같다. 그런게 화두가 돼 논의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영화는 한 번 보고 두 번 봤을 때 느낌이 다르다. '내부자들' 경우 화법이 직설적이고 '마약왕'은 곳곳에 은유와 상징을 숨겨놨다. 그런 걸 찾아 보면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 않을까 싶다. '내부자들'은 고스란히 던져줬다면 '마약왕'은 밥상을 차려주고 음미하길 바란다. 비단 N차 관람을 노린 것은 아니다. 확실히 '내부자들'과 다른 지점이 있다. 실망할 수는 있는데 나라고 계속 '내부자들'만 할 수 없지 않나. 누군가는 '마약왕'을 보며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고 '내부자들' 보다 더 만족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불호 엔딩에 대해 "'마약왕'은 통쾌한 영화가 아니다. 이두삼이라는 인물이 자멸해 가는 과정을 보인다. 그 성에 갇혀서 미쳐가는 왕처럼 자별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느낌의 관객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엔딩은 은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내부자들'은 직설적으로 표현을 한 것이다. '마약왕'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내부자들'이 직설적으로 설명했다면 '먀약왕'은 간접화법으로 설명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마약왕'을 떠올렸을 때 빼놓을 수 없는 캐스팅에 대해 "이런 이야기에서 가장 적합한 배우가 누굴까 생각을 하다가 송강호 배우 말고는 떠오르지 않았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얼굴에 담을 수 있는게 누가 있을까 싶었다. 업계에서는 '마약왕'을 준비할 때 이병헌에게 먼저 캐스팅을 제안했다는 이야기가 도는데 그건 와전된 이야기다. 이병헌에겐 지금 촬영 중인 '남산의 부장들'을 제안했던 것이고 '마약왕'은 송강호 선배에게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줬다. 송강호 선배도 이 스토리에 공감하며 같이 해보자고 했고 즐겁게 같이 작업했다"며 "송강호 선배는 '마약왕'을 연기하면서 무척 외로웠을 것이다. 영화를 보면 강력한 뽕(마약) 연기가 있지 않나? 누가 도움을 줄 수 있는게 없었다. 감독인 나도 모르는 연기다. 무척 외로웠을 것인데 그건 어쩔 수 없었다. 그걸 이겨내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배우에겐 볼 수 없었던 연기를 해냈다. 이래서 송강호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특히 우민호 감독은 후반 30분께 송강호의 열연이 몰아치는 장면에 "때로는 감독의 디렉션이 필요 없을 때가 있다. 좋다, 나쁘다 외엔 말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번 작품은 특히 내가 경험이 없으니까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냥 즉흥적으로 느끼는 것들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송강호 선배는 외로웠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겠지만 어찌보면 내가 디렉션을 안 하길 잘한 것일 수도 있다. 이두삼이란 사람은 인생에서 수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결국 혼자 남게되지 않았나? 그런 외로움을 송강호 선배가 정말 잘 표현했다. 송강호라는 대배우의 뽕 연기가 정말 압권인 작품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비단 송강호뿐만이 아니다. 우민호 감독은 충무로 최고의 '신 스틸러'로 거듭난 조우진에 대해서도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 그는 "조우진은 '내부자들'로 뜬 스타고 지금 커리어를 아주 잘 쌓고 있다. 그래서 더 남다른 인연으로 다가온다. 정말 나랑 잘 맞고 이번 작품 역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특히 내겐 조우진이란 배우가 정말 뿌듯하다"며 "사실 '내부자들' 캐스팅 때까지만 해도 조우진이란 배우가 많이 안 알려진 배우였지 않나? 내가 직접 오디션을 본 것도 아니고 연출부가 보여준 오디션 영상을 보고 조우진을 알게 됐다. 주변의 반대도 심했지만 역할 자체가 세서 주변에서는 이름 있는 배우를 써야 한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이름이 없는, 연기 잘하는 배우를 썼을 때 극대화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결과적으로 '내부자들'은 영화도 좋았고 조우진의 커리어에 디딤돌이 된 것 같다. 그 이후에 아주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많이 하는데도 전부 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지점이 정말 에너지가 좋다고 생각한다.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은 아직 못 봤지만 그 작품에서도 굉장히 잘했다고 들었다"고 칭찬했다.

'마약왕'의 개봉과 함께 현재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주연의 '남산의 부장들'을 촬영 중인 우민호 감독. 1970년대 정치공작을 주도하며 시대를 풍미한 중앙정보부 부장들의 행적과 그 이면을 재조명해 화제를 모은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한 '남산의 부들' 역시 일찌감치 관객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 기대작 중 하나다. '내부자들'을 시작으로 '마약왕' '남산의 부장들'까지 고발 3부작을 완성한 우민호 감독은 이 세 작품에 대해 "고발보다는 욕망 3부작으로 불렸으면 좋겠다"라는 당부를 더했다. 그는 "전작이 내 발목을 잡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있는데 성에 찼으면 좋겠는데 아직 성에 안 찬다. 휴먼,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도전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관심을 받았던, 받고 있는 세 작품은 공통적으로 고발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했지만 일단 가장 기본은 욕망을 좇아가는 인간의 탐욕을 흥미롭게 다뤘다는 지점이 크다. 인간의 헛된 욕망을 담았기 때문에 '욕망 3부작'으로 불렸으면 좋겠다. 이제 그만 쫓아야 하나 싶기도 한다. '남산의 부장들'을 마지막으로 욕망 시리즈는 그만 하려고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편, '마약왕'은 1970년대 대한민국을 뒤흔든 마약 유통사건의 배후이며 마약계의 최고 권력자로 시대를 풍미했던 이두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 조정석, 배두나, 이성민, 김대명,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이 가세했고 '내부자들' '간첩' '파괴된 사나이'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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