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6일 청와대 특별감찰관원들의 근무 기강 논란에 이어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리 의혹을 조사하다가 징계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서울 종로구 청와대가 빨간 신호등 뒤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야당이 17일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우윤근 주(駐) 러시아 대사의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펼쳤다.

야당은 특히 청와대의 ‘미꾸라지가 개울물을 흐리고 있다’는 해명을 집중 공격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국회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진상을 밝히기로 했다.

앞서 청와대 특감반원에서 경질된 김태우 씨는 본인이 우윤근 대사의 비리에 대한 감찰보고서를 작성해서 경질됐다고 주장했다. 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순수 민간인인 전(前) 국무총리의 아들과 은행장, 외교부 간부의 사생활, 개헌 관련부처 등 직무 범위를 벗어난 민관 사찰을 수행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자신이 생산한 첩보문서를 외부에 유출하고 허위주장까지 하는 행위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수사관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청와대의 의혹에 대한 해명이 미꾸라지 빠져나가는 듯한 자세"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전직 감찰반원의 폭로를 들어보면 모두가 의혹투성이"라며 "‘민간인 사찰은 없다던 이 정부가 전 국무총리와 은행장의 정보까지 수집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 대사도 의혹투성이"라며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나 원내대표는 먼저 "우 대사의 측근인 J모 씨가 1천만원을 반환한 것은 2016년 일인데, 청와대는 검찰이 2015년에 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의혹 제기가 허구’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임종석 비서실장도 이 문제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했지만, 우 대사의 인터뷰를 보면 임 실장이 보고받지 않았다는 것은 명백히 허위"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운영위 소집을 요구했고, 지속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같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청와대가 조사하고 해명하는 것을 보고 필요하다면 운영위를 열 수 있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 정부의 위선적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 정부 당시 사찰 의혹에 대해 현 정권 분들이 얼마나 거세게 몰아붙였나"라면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도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을 덮어씌우려다가 그렇게 된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정치적 반대 세력에게는 적폐 청산의 칼을 들이밀면서 청와대 감찰반이 민간인을 사찰하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특감반 경질 배경과 관련된 청와대와 당사자 간의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이라며 "청와대의 주장이 일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번 사건을 통해 알려진 국정 난맥상과 각종 의혹의 범위와 크기가 너무나 엄청나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그러면서 "청와대는 정권 실세 비리와 민간인 사찰 의혹을 즉각 해명하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을 해임해야 한다"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특검 추진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에서 "청와대가 첩보 묵살 의혹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대한다면, 결국 국회가 나서 특검과 국정조사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도 청와대 특감반원 관련 의혹에 대한 공세에 함께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근 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여권 고위관계자에 대한 비위행위 의혹 제기 그리고 이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을 보면, 의혹 덮기와 제 식구 감싸기 등 사실상 내부 직원들에 대한 감시기능이 거의 마비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26개월째 공석인 청와대 특별감찰관을 서둘러 임명할 것을 다시 한번 청와대에 촉구한다"며 "지난 11월 5일 청와대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도 문 대통령이 ‘국회가 추진한다면 수용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여당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있었다면,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등의 제 식구 감싸기 행태가 쉽게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종철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의 폭로와 청와대의 반박 및 대응을 보고 있노라면 국민들은 청와대를 믿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참으로 이 정부가 국정농단 탄핵 사태를 딛고 탄생한 정부가 맞는지, 도대체 청와대가 제정신인 건지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청와대는 의혹을 제기한 김 씨를 ‘미꾸라지’라고 비난하는 등,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보다도 내부 고발자에 대한 모욕과 엄포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