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윤근 주러시아 대사는 자신에 대한 비위 의혹을 보고했다가 징계됐다는 김태우 전 특감반 수사관 주장에 대해 "관련자들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며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사실 관계 확인도 없이 너무 가혹하게 다뤄지고 있어 유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 대사의 측근 인사가 돈을 줬다고 주장하는 건설업자에게 1000만원을 송금한 것은 사실이라 의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 대사는 16일 본지 통화에서 2009년 1000만원 수수 의혹 등에 대해 "박근혜 정부 검찰 조사를 통해 이미 무혐의로 끝난 사안"이라며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우 대사는 "내가 돈을 받았다면 야당 정치인에 대해 검찰이 그냥 뒀겠느냐"며 "돈을 줬다는 J씨는 내가 야당 원내대표를 할 때도 협박했고, 2016년 총선에 출마했을 때도 '먹고 살기 힘들다'고 협박했었다"고 했다. 2011년 말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우 대사는 "지인 소개로 김씨를 한 번 본 적은 있지만 어떤 돈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우 대사는 "아무리 정치인이라고 하지만 한쪽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이렇게 명예를 훼손당해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2016년 우 대사의 측근인 A씨가 건설업자 J씨에게 1000만원을 돌려준 것에 대해선 우 대사와 A씨 모두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 수사관은 작년 9월 감찰 보고서에 "우 대사가 측근인 A씨를 시켜 1000만원을 J씨에게 돌려줬다"며 "측근은 자신의 동서를 송금인으로 명의를 세탁했다"고 했다. 김 수사관은 그 증거로 2016년 A씨와 J씨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첨부했다.

녹음 파일에서 J씨는 자신이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하는 차용증에 대해 "선거가 끝나면 바로 소각시켜야 한다"고 했고, A씨는 "걱정하지 마라"고 했다. 이어 A씨는 "우윤근씨가 이걸 알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했고, J씨는 "우 의원님도 이 문제를 빨리 정리했으면 이런 일이 없을 것 아니냐"고 했다. 녹음 파일은 1분30초 분량이다. 이에 대해 A씨는 "당시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J씨가 협박과 공갈을 해서 우 대사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내가 돈을 빌려서 A씨에게 보낸 것"이라며 "전체 3시간 대화 중 자기에게 유리한 1분30초 분량만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우 대사도 "J씨에게 빌미를 줄 수 있으니 상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A씨가 임의적으로 돈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 문제는 우리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