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저축은행의 왼손 공격수 조재성(23·사진)은 2016~2017시즌에 데뷔해 주로 원 포인트 서버(접전 시 서브를 넣기 위해 투입되는 선수)로 뛰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곤 라이트 공격수로 낙점받았다. 송희채가 삼성화재로 떠나고, 팀의 새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레프트 포지션을 맡으면서 조재성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프로 3년 차 조재성은 16일 대한항공과의 V리그 원정 경기(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데뷔 후 최고 경기를 했다. 1세트부터 서브 에이스 3개를 터뜨렸다. 장신(195㎝)을 활용한 블로킹(4개), 왼손 후위 공격(9개)도 돋보였다. 조재성은 올 시즌 남자부 아홉 번째(국내 선수 2호)이자 개인 첫 트리플 크라운(후위 공격, 서브 에이스, 블로킹 3개 이상)을 기록했다. 상금 100만원. 국내 선수의 트리플 크라운은 매 시즌 서너 차례만 나올 정도로 드물다.

3위 OK저축은행은 조재성(22점)과 요스바니(25점) 쌍포를 앞세워 선두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대1(29―27 17―25 25―21 25―20)로 꺾었다. 4세트 24―20에서 조재성이 스파이크로 승리를 결정 짓자 동료 선수들이 모두 달려와 축하했다. 조재성은 "지난 7일 한국전력전에서 서브 득점 1개가 모자라 트리플 크라운을 놓쳤다. 그때 어머니가 많이 아쉬워하셨는데, 오늘 기록을 달성해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선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를 3대0(25―22 25―20 25―18)으로 눌렀다. 이소영(14점)과 강소휘(13점), 알리(12점)가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