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천호(26·스포츠토토)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새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16일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4차 대회(네덜란드 헤이렌베인) 남자 매스스타트 1위(8분11초220)를 했다. 1차 대회 동메달, 2차 대회 은메달에 이어 첫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3차 대회 땐 매스스타트 종목이 열리지 않았다. 엄천호는 2018~2019시즌 월드컵 매스스타트 랭킹 1위로 나섰다.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은메달을 땄던 유망주 정재원(18·동북고)이 엄천호보다 0.13초 늦은 8분11초350으로 2위를 했다.
엄천호와 정재원은 결선 16바퀴 레이스(400m 트랙) 중 9바퀴까지 출전 선수 17명 중 15-16위로 처져 있었지만, 서서히 중위권으로 올라섰다. 두 한국 선수는 15바퀴를 통과하면서 2-3위로 치고 나오더니 마지막 바퀴에서 1, 2위로 골인했다.
엄천호는 쇼트트랙 유망주였다. 2009년 세계 주니어선수권 종합 우승을 했고, 이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했다. 단거리 종목뿐 아니라 장거리 경기를 할 때도 출발부터 피니시까지 질주하는 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빙상계에선 한국 쇼트트랙의 '새 엔진'을 찾았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였다.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그는 2011 카자흐스탄 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남자 쇼트트랙 1500m 은메달, 5000m 계주 금메달을 걸었다. 2013년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도 1000m·1500m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엄천호는 8차례에 걸친 발목 수술 등 부상 탓에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은퇴를 고민하던 그는 결국 2016년 쇼트트랙을 떠나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엄천호는 지난 10월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이 일차적인 목표다. 그는 "체력적으로는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경험만 많이 쌓으면 성장할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프로축구 FC 서울의 열렬한 팬이라는 그는 서울 경기의 시축을 하고 싶다는 독특한 소망도 갖고 있다.
매스스타트 여자부 결선에 나선 김보름(25·강원도청)은 시즌 두 번째 금메달 도전에 실패했다. 월드컵 2차 대회 우승자인 김보름은 이날 마지막 바퀴에서 캐나다의 이바니 블롱댕에 걸려 넘어지며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블롱댕은 실격 처리됐다. 일본의 다카기 나나(8분50초150)가 1위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