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부부에게 제기된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엇갈린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11일 이 지사의 직권 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소했다. 그러나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으로 고발된 아내 김혜경씨에게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는 경찰의 기소 의견을 뒤집은 결정이다.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를 거론하자 정치적 부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혜경씨에게 불기소 처분이 내려지면서 '혜경궁 김씨' 논란은 실체를 가리지 못한 채 미궁에 빠지게 됐다.
김씨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공안부는 이날 김씨가 고발당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범죄가 인정되지 않거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로 확인된 여러 정황과 사실관계를 종합해봐도 문제의 트위터 계정이 김씨 것이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했다"고 했다.
이날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불만도 드러냈다. 경찰은 "검찰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수사를 진행했으며, 진실 규명을 취해 최선을 다했다"며 "검찰의 불기소 결정은 다소 의외"라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민주당 전해철 의원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해 7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김씨가 문제의 트위터 계정(@08__hkkim) 주인이고 혐의가 인정된다며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비슷한 시간대에 같은 사진이 잇따라 올라온 사례를 분석한 결과, 계정 주인이 김씨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트위터 게시물에서 수집된 신상과 이메일, 휴대폰 번호 등 개인 정보도 김씨와 일치하는 것으로 봤다. 트위터 계정 소유주와 김씨가 모두 안드로이드폰을 사용하다가 2016년 7월 아이폰으로 교체한 사실도 중요 증거로 제시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트위터 계정과 카카오스토리에 글을 올린 시간이 근접한 사례는 김씨가 올린 여러 글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며 "트위터 계정에는 김씨의 신상 정보와 부합하지 않는 글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 트위터를 반드시 휴대폰 한 대로 접속할 필요가 없어 기기 변경 이력만으로 사용자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성명 불상의 트위터 계정주에 대해서는 기소중지 처분을 내려 수사 재개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 지사는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해 "문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이 허위라는 것을 법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언급해 문 대통령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문씨가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에 입사하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은 여러 차례 거론됐으며 2017년 대선에서도 논란이 됐다. 문제의 트위터에는 2016년 11~12월 이를 거론하며 비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검찰은 김씨가 계정 주인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취업 특혜의 사실 여부는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 지사의 문준용 건 협박은 결과적으로 성공한 전략이 됐다"고 비난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지사를 고발했던 김영환 전 의원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적절한지 법원에 심사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