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시 한 자동차용품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서 전선으로 발목이 묶인 흔적이 있는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 한 자동차용품 창고에서 10일 새벽 1시 24분쯤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신원 미상 남성 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

10일 경기 부천경찰서와 부천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24분쯤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 한 자동차용품 창고에서 불이 났다. 불은 건물 내부 20㎡와 폐목재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28만 8000원의 재산피해를 내고 30여 분만에 꺼졌다.

그런데 창고 안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시신 1구가 불에 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남성은 천장을 바라보고 누운 모습이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시신은 장기가 완전히 불에 탄 상태였고, 전선에 의해 발목이 묶였던 흔적이 있었다. 또 시신 주변에 인화성 물질이 담겼던 것으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통 2개와 타다 남은 라이터, 전깃줄 등이 발견됐다.

10일 새벽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심곡본동 한 자동차용품 창고.

불이 났다고 신고한 보안업체 직원 황모(32)씨는 "건물 내 화재감지기가 작동해 현장에 가보니 건물 안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와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시신을 중심으로 3~4군데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었다"며 "발화 지점이 외부에서 출입하기 쉬운 곳이고 주변에 열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2군데 이상 발화점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방화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에 대한 부검과 플라스틱 통 2개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확인하는 한편, 시신의 신원을 파악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살과 타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