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대학에서 투자 분석 수업 할 때의 일이다. 한 학생이 언론 매체에서 수집한 부동산 관련 기사를 가지고 서울 주택 시장을 '자신 있게' 진단했다. 필자는 학생의 주장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발표를 중단시킨 뒤 자료 출처를 물었다. 한국감정원 산하의 채미옥 부동산연구원장이 기고한 에세이였다.
채 원장은 지난 2월말 발표한 글 '주택 시장의 회귀와 전망'에서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두 차례 주택 공급량이 급증해 전세가 하락이 나타난 사실을 환기시킨 뒤, 서울의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의 논거는 가격 상승 요인이 공급 부족에 있다면 전세가격도 상승해야 하는데, 전세가격이 하락했으므로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논리다. 그 결과 '서울과 경기의 전세가는 하락했고 서울 일부 재건축단지의 매매가 상승의 원인은 주택 재고 부족에 있지 않다'는 결론이다.
그의 주장은 과연 타당할까. 부동산서비스회사 직방이 9월 13일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이용해 발표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평균값)을 보면, 2015년 3억4999만원에서 2016년 3억8446만원, 2017년 4억1227만원, 2018년 4억1970만원으로 계속 증가 추세이다. 채 원장이 발표한 시기가 지난 2월말로 2017년까지 국한해서 살펴보더라도 이는 잘못된 주장이다. 또한 근거자료도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채 서울에서 순유출 된 2만8000가구가 모두 경기도로 이주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억지다.
부동산연구원은 한국감정원 산하의 싱크탱크다. 시장 분석을 총괄하는 공기업의 연구원장이 이처럼 안이하게 시장을 진단했기 때문에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계속 헛발질을 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