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커들로〈사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지난 1일(현지 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던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디테일한 수준까지 관여하며 직접 미국 측을 설득했다"면서, 시 주석의 업무 장악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커들로는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에서 국가 정상이 직접 실무 차원의 일까지 관여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시 주석이 그렇게까지 협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날 만찬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커들로는 또 "시 주석은 디테일한 수준까지 관여했다. 한 국가 지도자로서 이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라며 "디테일은 내 지위에 있는 사람이 아는 것이다. 그런데 시 주석은 그걸 알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시 주석은 정상회담 기회를 날리지 않았고, 준비가 잘돼 있었다. 내가 틀렸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러한 점이 중국 측의 약속을 확고하게 뒷받침한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커들로가 말한 '디테일에 강한 시 주석'의 면모는 이번 회담이 중국 경제의 사활이 걸린 만남이었다는 점에서 철저한 준비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디테일에 강하다는 것은 사실 중국 역대 최고 지도자들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면담이나 시찰 과정에서 그들을 접한 사람들은 구체적인 통계 수치나, 기술적인 문제도 줄줄 꿰고 있는 모습에 놀란다.

이는 중국 공산당 특유의 '집체학습' 및 인사 시스템과 무관치 않다. 국가주석을 포함한 25명의 중앙정치국원은 매달 전문가를 초빙해 최신의 정치·경제·과학기술 이슈를 배운다. 지난 10월에도 시진핑 주석을 포함한 정치국원들은 베이징대 교수이자 중국 공학원 회원 가오원주이 교수로부터 'AI의 발전 현황과 추세' 강연을 듣고 토론을 벌였다. 최신 트렌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 현실 감각은 그런 지속적인 학습의 결과다.

또 일선 현장을 모르면 최고지도자 후보에 들 수 없는 '실사구시'의 인사 시스템도 숫자와 디테일에 강한 지도자를 배출하는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