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3일(현지 시각)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호조약을 파기하는 법안을 우크라이나 의회에 제출했다.

우크라이나 언론 유니안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 ‘베르크호프나 라다’는 이날 공식 사이트를 통해 포로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우호·협력·파트너십 조약을 파기하는 내용의 법안 초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안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리나 루첸코 우크라이나 의회 대변인은 "의회가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1997년 5월 31일 양국 간 우호·협력·파트너십 조약을 맺었다. 조약은 1999년 4월부터 발효됐다. 이 조약에는 양국의 영토 보전을 존중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조약은 양측의 이견이 없는 경우 10년 단위로 자동 연장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월 17일 이 조약을 파기하기로 결정, 관련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9월 21일 러시아에 조약 파기를 통보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령 크림반도를 합병한 후 영토 분쟁을 벌여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관계는 최근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25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함정 3척을 포격·나포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간의 계엄령을 선포했고, 러시아 인근 지역의 군 경계를 강화했다. 러시아는 29일 크림반도에 최첨단 방공 미사일 시스템 ‘S-400’ 포대 1개를 추가로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