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포퓰리스트 성향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66) 대통령이 앞으로 6년간 멕시코를 이끌게 됐다. 멕시코에서 89년 만에 우파보수에서 중도좌파로 정권 교체를 이루어낸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각) 열린 취임식 연설에서 "깊고 급격한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수도인 멕시코시티 국회의사당(하원)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 보좌관 등 국내·외 귀빈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선서를 했다. 취임식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참석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정부는 더 이상 탐욕스러운 소수에 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자유주의 정부가 수십 년간 집권하며 남긴 재앙적인 유산을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깊고 급격한 변화로 멕시코 재탄생을 가로막는 부패를 끝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시장에서 국가의 역할을 늘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취임 연설에서 "공공사업을 늘리고 사회 프로그램을 확장할 것"이라며 "노인 연금을 두 배로 늘리고, 멕시코 청년 수백만명에게 직업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7월 1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그가 이끄는 정당 모레나(MORENA·국가재생운동)는 멕시코 상·하원 모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강력한 힘을 가진 지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좌파 포퓰리스트 대통령의 출현을 앞두고 멕시코 금융시장은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새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최근 몇 주간 멕시코 증시와 페소화 가치는 폭락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를 투자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며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좌파 대통령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지 못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멕시코 정권이 보수우파에서 중도좌파로 교체된 것엔 만연한 불평등과 높은 범죄율이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WSJ는 미국과 국경을 맞댄 멕시코의 이민 문제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는 등 반(反)이민 정책을 강화해왔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협력해 이민을 억제할 것"이라며 반대급부로 "미국에 재정 지원을 요구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