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특감반) 소속 직원들이 비위 혐의에 연루되면서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조 수석의 거취 논란은 현 정부의 고위 공직자(또는 후보자)들이 낙마할 때마다 벌어졌다. 이번에는 청와대 공직기강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또다시 책임론에 직면했다.
야권에서는 조 수석이 특감반 비위 의혹에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권에서도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인 수사 내용 캐묻고 골프 접대 의혹까지… 조국 "검·경이 조사해달라"
청와대는 29일 특감반에 파견돼 일하던 검찰 소속 직원이 경찰 수사내용을 사적으로 캐물었다가 적발된 사건과 관련, 특감반장을 비롯한 반원 전원을 교체하기로 했다. 앞서 특감반 소속 김모 수사관은 지난달 경찰청을 방문해 자신의 지인이 연루된 '공무원 뇌물 사건'에 대한 진척상황을 물어보는 등 부당한 행위를 했다가 지난 28일 청와대의 감찰을 받았다.
여기에 특감반원들이 주중 근무시간에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청와대 해명 등을 종합하면 김모 수사관을 비롯한 여러 명이 건설업자 등으로부터 골프를 비롯한 향응을 받은 것이라는 얘기도 일부에서 나온다. 청와대는 "주중 근무시간 골프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다. 오보"라고 했지만, ‘골프를 친 것이 아니다’는 해명은 하지 않아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조 수석은 30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검찰과 경찰에서 (비위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해줄 것을 요청한다"며 "(반원들이 복귀한) 소속 청에서 (비위 의혹을) 조사 후 최종적으로 사실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수석의 이 발언을 두고 이번 특감반원의 비위 의혹을 검·경 및 특감반 소속 기관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특감반 관리 책임이 있는 조 수석이 책임지고 민정수석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수석은 민정수석실 산하에 민정비서관실, 반부패비서관실, 공직기강비서관실, 법무비서관실을 두고 인사 검증과 공직기강 확립 등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장차관 후보 6명이 낙마… 인사검증 실패에 공직기강까지 무너져
조 수석의 업무 가운데 인사 검증은 이미 실패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들어 6명의 장·차관 후보자가 검증 단계에서 낙마했고, 8명의 장관급 인사는 국회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문재인 대통이 임명을 강행했다.
청와대는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부동산 투기, 논문표절 등 ‘고위공직 인사 7대 배제 기준’을 만들어 인사검증을 진행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도 낙마한 6명의 장·차관 후보자 외에도 이 정부에서 임명된 고위 공직자 가운데 7대 배제 기준에서 자유로운 인사는 없다. 이때마다 야당은 인사 검증 실패의 책임을 물어 조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기에 최근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 사건,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사건, 특감반원 비위 행위까지 잇달아 터지면서 청와대 공직기강이 무너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조 수석의 주요 역할인 인사 검증과 공직기강 확립 모두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국정현안 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정치적 시비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수석은 지난해 5월 민정수석에 임명되면서 SNS 활동을 자제했으나 최근 법조·경제·노동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지난 25일에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성과 34개를 일일이 나열하기도 했는데, 조 수석이 자신의 업무가 아닌 경제분야까지 직접 나서 언급한 것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특감반 비위 의혹을 계기로 야당은 조 수석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30일 "경제난으로 국민은 허리가 휘어가는데 청와대 특감반 직원들만 근무시간에 달나라에서 골프채를 휘두르며 신선놀음을 했다"며 "특감반을 책임지는 조국 민정수석이 SNS만 하니 근무기강이 해이해진 것으로서 꿀 먹은 벙어리처럼 그러지 말고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는 게 정답"이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역시 "청와대발 참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청와대 공직자의 오만과 횡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