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최장수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37)가 KT를 떠난다.

KT는 29일 MLB(미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뛰던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28)를 67만달러(약 7억5000만원)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투수 라울 알칸타라(26)와 65만달러에 계약했던 KT는 외국인 투수진을 새로 꾸렸다.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가진 니퍼트는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무적(無籍) 선수가 될 위기를 맞았다.

니퍼트는 MLB에서 통산 6시즌(2005~ 2010년) 동안 119경기에 출전, 14승16패 평균자책점 5.31을 기록했다. 2010년 시즌이 끝나고 그를 찾는 MLB 구단은 없었다. 결국 30만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한국의 두산과 사인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1년 15승6패(평균자책점 2.55)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는 두산에서만 7년을 뛰며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니퍼트를 앞세운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네 차례(2013·2015~2017년) 올라 두 번 우승(2015·2016년)했다. 2016년 초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하며 '니서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니퍼트는 2016시즌 다승(22승3패) 등 3관왕에 오르며 정규 리그 MVP(최우수선수)와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두산 팬들에게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라고 불렸을 만큼 커다란 사랑을 받았다. 2017년엔 두산과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액(210만달러·약 2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한국에 온 지 7년 만에 보수가 7배로 뛰어오른 것이다. 니퍼트는 2017년 14승(8패·평균자책점 4.06)을 거뒀다. 하지만 등 부위 부상 때문에 선발 등판을 거르는 경우가 생겼고 후반기엔 난타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2018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은퇴로 내몰리는 듯했다. 다른 구단을 찾던 니퍼트는 KT와 100만달러에 계약했다. 연봉이 절반이나 깎였다. 그는 올해 KT에서 8승 8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투구 이닝(175와 3분의 2이닝)은 리그 5위였다. 아직도 경쟁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30대 후반으로 접어드는 나이, 부상 재발의 위험 등이 재계약의 장애물이 됐다.

현재 니퍼트를 원하는 구단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 팀은 기존 에이스 투수와 재계약하거나 젊고 유망한 선수들로 새로 판을 짜고 있다. 물론 니퍼트가 에릭 해커(전 넥센)처럼 내년 시즌 도중에 영입될 가능성은 있다.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려는 팀은 국내 리그에서 검증이 된 베테랑을 선호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