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 타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동시에 견제구를 주고받았다. 11월 30일~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회동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서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27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 시 주석과의 만찬에서 무역갈등의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고 추가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중이 만찬회동의 공식 의제를 두고 합의를 이뤘는지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보좌관들간 협의 일정은 잡혀있지 않다고 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관들에게 중국과 협상할 가능성이 높고, 그가 협상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중국은) 협상에 앞서 특정 조건을 먼저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적재산권 도용과 기술 이전 압박,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의 소유권,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 및 비관세 장벽, 해킹 등을 예로 들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2018년 11월 27일 백악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11월 30일~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말하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은 백악관이 이번 만찬 자리를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장을 열 기회로 보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중국의 관련 응답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개혁 요구에 중국 측이 이달 제시안 ‘양보안’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그는 "그들(중국)의 응답은 실망스러웠다. 그들의 접근 방식에 변화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커들로 위원장은 "시 주석에게는 태도를 전환할 기회와 협상의 본질을 바꿀 기회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제 우리는 시 주석도 그런지 알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고, 나머지 267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 관세를 매길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정상 간 회담을 앞두고 미·중이 의제 합의를 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모든 의제를 놓고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두 정상이 만찬 후 공동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날 추이톈카이<사진> 미국 주재 중국 대사는 중국 정부가 양보한 만큼 미국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미국과의 치명적인 무역전쟁을 완화하기 위한 협상을 기대하며 이번주 G20 정상회의에 갈 예정"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세계 경제의 이익에 협력해야 할 공동의 책임을 갖고 있다"고 했다.

추이 대사는 특히 "중국은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대규모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해 광범위한 중국의 양보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현재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협상을 모색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 협상 해결책의 열쇠는 양측의 우려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라고 믿는다"며 "솔직히 지금까지는 중국의 우려에 대한 미국 측의 충분한 반응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또 "우리는 한쪽은 많은 요구를 하는 반면 다른 쪽은 이 모든 것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추이 대사는 미국 내 강경파들이 세계 2대 경제 대국을 갈라놓을 경우 초래할 끔찍한 결과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백악관 대중(對中) 강경파들이 가깝게 연계돼 있던 미국과 중국의 경제를 멀어지게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하거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미·중 경제를 분리하는 것이 과연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추이 대사는 1930년대 산업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진 관세전쟁이 세계 무역 질서를 붕괴하고 2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각국의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어느 누구도 역사의 반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사람들은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진행중인 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적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양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고 했다.

추이 대사는 중국 정부가 보유한 대규모 미국 국채를 미·중 무역전쟁에 활용하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미·중 무역긴장이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중국 정부가 미 국채를 팔거나 매수량을 줄이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는 세계 시장에서 어떠한 금융 불안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며 "미 국채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마치 불장난 하는 것과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내 생각에 베이징에 있는 그 누구도 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중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는 1조1500억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