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 다섯 건 중 한 건이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페미사이드(femicide)' 범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찰이 지방청별로 취합해 국회 정춘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살인 사건은 총 55건이었다. 살인을 계획하거나 시도한 '살인 미수' 단계를 넘어 실제로 죽은 사람이 나온 전체 '살인 기수' 사건(301건) 가운데 18%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남편이 아내를 숨지게 한 사건 상당수가 장기간에 걸쳐 가정 폭력이 살인으로 발전한 경우"라고 했다.

물 위로 드러난 게 이 정도일 뿐, 물밑에 잠긴 현실은 더 심각할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사건(55건)과 애인 간에 발생한 살인 사건(26건)을 합치면 작년 한 해 성(性)이나 애정을 토대로 친밀한 관계를 맺은 남녀 사이에 벌어진 살인 사건이 총 81건에 달했다. 전 남편, 전 애인, 전 동거남 등이 저지른 살인까지 합치면 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