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각) "내년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독수리(Foal Eagle·FE)훈련은 외교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진행하도록 재정비되고 있다"며 "훈련 범위를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FE 훈련 축소는 미북간 비핵화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조치이긴 하지만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 해석했다.

정경두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10월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후 공동기자회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대화의 판 깨지 않는 수준에서 북한에 경고성 발언"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열린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회의 이후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SCM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티스 장관과 저는 외교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을 군사 분야에서 어떻게 잘 지원할 것인지 고민하면서 군사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향후 연습과 훈련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며 "11월 15일까지 실무진에서 검토하고, 12월 1일 이전에 결심해서 향후 문제가 없도록 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미측과 협의를 하고 있지만 결정은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한국군의 훈련을 정상적으로 시행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도 훈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훈련 규모와 기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매티스 장관이 12월 1일에 발표해도 되는 내용을 앞당겨 발표한 것은 '훈련을 한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며 "미국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의 판을 깨지 않는 수준에서 북한에 경고성 발언을 한 것"이라며 "만약 내년 초에도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때는 훈련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DB

◇전략자산에 北 가장 민감하게 반응

FE훈련은 매년 3~4월에 열리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으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키리졸브(KR) 훈련과 함께 3대 연합훈련으로 꼽힌다.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는 야외기동훈련(FTX)인데다, 미국 육·해·공군의 첨단 전략자산이 총동원되는 훈련이어서 그동안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올해 KR훈련과 FE훈련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예정보다 미뤄진 4월에 규모를 축소해 실시했었다. UFG,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 연합 공군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긴장 완화 측면에서 올 들어 유예된 바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전투력 유지를 위해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실제 병력이 들어오는 대신 지휘소들만 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가 앞으로 훈련 규모·기간을 어떻게 결정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