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법원이 1980년대 내전 당시 민간인 171명 학살에 가담한 전직 군인 출신 산토스 로페즈에게 5160년형을 21일(현지 시각) 선고했다.

이날 법원은 민간인 171명을 살해한 혐의 대해 각각 30년형을 적용한 5130년형에 생존 아동을 살해한 혐의로 30년형을 추가해 총 5160년형을 로페즈에게 선고했다. 과테말라에서는 50년형이 최고형량이다.

2016년 8월 미국 이민세관국(ICE)이 산토스 로페즈(가운데 주황색)를 과테말라로 추방하는 절차를 밟기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과테말라 검찰은 로페즈가 1982년 과테말라 북부 마을 도스에레스에서 벌어진 대량학살에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페즈는 학살에서 살아남은 5세 남자아이를 납치해 키운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로페즈는 과테말라 소수정예 특수부대 카이빌(Kaibiles)에 입단한 뒤 게릴라 부대가 빼앗아간 총을 되찾고 복수하기 위해 도스에레스에 배치됐다. 카이빌이 게릴라 부대를 발견하지 못하자, 그들은 마을 사람들을 집에서 끌어내 살해하고 어린 소녀들을 강간했다. 그들은 강간 혐의를 지우기 위해 마을 사람 대부분을 몰살했다.

2010년 미국에서 체포된 로페즈는 2016년 과테말라로 추방돼 재판을 받았다.

앞서 카이빌 출신의 다른 군인들도 과테말라에서 6000년형을 선고받았다. 카이빌 출신 중 3명은 미국 이민법 위반으로 미국 감옥에 수감돼있다.

대량학살은 군부 독재자였던 에프라인 리오스 몬트 정권 당시 자행됐다. 그는 1982~1983년 집권 당시 마야 원주민 익스족을 과테말라 군부에 저항하는 반군세력으로 간주해 1771명에 대한 대량학살을 지시하고 2만9000명에 달하는 원주민을 강제 이주시킨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4월 사망했다.

유엔에 따르면, 1996년에 종결된 과테말라 내전에서 20만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