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정 ‘연봉만큼 더 버는 부동산 투자’ 저자

전세 살까? 월세 살까? 요즘 주택시장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전엔 사람들이 당연히 전세를 살았다. 전세가 귀했기 때문에 전세 물건이 없으면 월세를 선택했다. 우리나라에서 전세살이란 월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외국인은 이해 못하는 전세 제도가 우리나라에서 유지되었던 이유는 집값이 확실히, 그것도 많이 오른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전세를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이것은 오류가 많은 구조다. 자기 집을 갖게 되는 것도 아닌데 집주인에게 계속 대출을 받아서까지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전세금을 받아 다른 주택을 구입하고 그 주택의 가격 상승을 노리며 해가 갈수록 집을 늘려가는 것이 가능했다. 이 모든 구조는 전세금은 오르고 매매가도 오르고 전세물건은 항상 귀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전세를 살게 되면 많은 돈이 묶이게 된다. 2년간 거액을 깔고 앉아 아무런 시도도 하지 못한채 다음 전세금 인상에 대기하거나 또 다른 둥지를 찾아 떠나야 한다. 자신의 재산이 늘어나는 것도 없다.

월세를 선택해 살게 되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수 있게 된다. 몇 년전 한 친구는 월세를 살면서 마련된 자금을 가지고 집을 샀고 몇년뒤 시세차익까지 났다. 또 다른 친구는 전세를 고집했다. 여전히 내집은 없고 새로 대출을 받아 집주인이 올려놓은 전세금을 내고 전세살이를 계속한다.

이제 서울에서 집을 산다는 것은 사회 초년생이 열심히 돈을 모아 살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최근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서울에서는 전세 수요자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일시적으로 전세를 찾는 수요에 공백이 생겼다. 전세가율이 70%를 넘어서면서 어차피 사버리자는 마음에 매매로 나서게 된 것이다. 분양시장에서 전세금을 받아서 잔금을 해결하려 했던 계약자들에겐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분양 잔금을 치르기 위해 어쩔수 없이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가 지속적으로 시중에 돌아다닐 수도 있다.

주택의 과잉공급이 부동산 전·월세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입주 대기 물량은 내년에도 넘쳐난다. 전세기간 만료후 다음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 깡통전세가 될 수 있다. 깡통전세의 종착역은 경매시장이다. 월세 물건도 공급이 많아서 예전만큼 월세 전환율이 높지 않다. 주택을 통해 안정적인 월세를 따박 따박 받으며 노후를 설계 했던 사람들은 좀 더 신중하게 지역과 물건을 골라야 한다. 장기적으로 사라질 전세 제도지만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각자의 위치에서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