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신관에서 열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계정 사건의 중심에 선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 지사가 스스로 탈당을 결정하는 대신 법적 공방을 지속하며 도지사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내가 이 지사라면 ‘경찰의 판단을 존중한다. 만약 혜경궁 김씨가 내 아내라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현재 이 지사가 보이는 태도는 "민심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실상 탈당이나 지사직 사퇴 등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경찰이 앞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형님 강제입원’ 의혹도 거론했다. 안 의원은 "트위터계정 건은 본인이 아닌 아내의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 처벌대신 정치적 책임을 지게되지만, 형님 문제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에 관련된 문제라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해당 사건이야말로 이 지사가 연루된 의혹의 ‘스모킹 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이 지사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건 세번째다. 가장 먼저 이 문제를 공론화 한 건 김진표 의원으로, 당대표 경선 당시 이 지사가 정권과 당에 부담을 준다며 자진탈당을 촉구했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탈당 등 거취는) 이 지사가 직접 판단할 문제"라며 이른바 ‘서영교 솔루션’을 거듭 언급했다. 다만 "이 지사가 그걸(자진탈당) 선택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가 결코 당의 분열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도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용자가 김혜경씨라면 이재명 지사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하며 거짓말로 많은 사람을 기만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지사 본인은 억울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는 이 지사의 검찰 출석을 사흘 앞둔 이날까지도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이해찬 대표의 ‘침묵’이 당내 분란을 가중시킬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종걸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혜경궁 김씨 사건은) 경선 과정에서 나온 문제였기에 경선 때 사실 끝났어야 했다. 당이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 사법기관의 판단에 의해 이뤄지게 방치해 분열을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오는 24일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에 대해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