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미신청 선수들이 속출했다. FA 시장 찬바람의 예고편일지도 모른다.

KBO는 20일 2019년 FA 자격 선수 22명 중 권리 행사 승인을 신청한 15명의 선수들을 공시했다. 7명의 선수들은 FA 신청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FA 시장을 앞두고 10명의 선수가 미신청한 이후로 최근 6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FA 포기 선수들이 나왔다. 지난 5년간 FA 미신청 선수를 포면 2014년 5명, 2015년 2명, 2016년 2명, 2017년 3명, 2018년 4명이다.

이미 팀에서 방출된 선수만 3명. KIA 투수 임창용, 삼성 투수 장원삼, KT 내야수 박기혁은 FA 신청을 하기도 전에 전력 외로 분류됐다. 따로 FA 보상이 필요 없는 장원삼은 LG 입단을 앞두고 있다. 박기혁은 현역 은퇴와 함께 KT 코치로 지도자를 준비한다. 임창용은 아직 무적 신분이다.

기존 팀에서 FA를 포기한 선수는 4명이다. 두산 투수 장원준, 삼성 외야수 박한이, 내야수 손주인, 롯데 투수 이명우가 신청 마감일이었던 지난 19일까지 고민 끝에 FA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두 30대 중후반 베테랑 선수들로 FA 시장에서 유리한 계약을 끌어내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했다.

4년 전이었던 2014년 첫 FA 때 4년 총액 84억원 FA 대박을 터뜨리며 두산으로 이적한 장원준은 올 시즌 24경기 3승7패2홀드 평균자책점 9.92로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첫 FA 때 6년 계약설이 나오고 있지만 성적 자체가 FA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FA 포기는 당연한 결정이다.

삼성 박한이는 지난 2010년, 2014년 이미 두 번의 FA 계약을 했다. 1979년생 만 39세로 현역 야수 중 최고령 선수인 그는 올 시즌도 114경기 타율 2할8푼4리 97안타 10홈런 43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많은 나이에 따른 FA 경쟁력과 18년 삼성맨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FA를 포기했다.

첫 FA 자격을 얻은 손주인과 이명우도 현실을 받아들였다. 손주인은 올 시즌 98경기 타율 2할3푼8리 63안타 4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35세로 나이가 적지 않다. 이명우는 59경기에서 1패2홀드 평균자책점 5.32의 성적을 냈다. 나이도 36세로 많다. 현실적인 어려움을 감안, 시장에 나가지 않았다.

현장 야구인 출신 단장 시대가 되면서 FA 시장에 오히려 찬바람이 불고 있다. 선수들에 대한 냉정한 가치 평가가 이뤄지고 있고, 대부분 팀들이 젊은 선수 중심으로 내부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장 거품을 빼고 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FA 상한제를 검토할 정도로 경영진들도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 한 고위 관계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 야구단 모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갑을 닫는 분위기를 전했다.

양의지·최정 등 몇몇 특급 FA들을 제외하면 올 겨울 FA 시장에는 어느 때보다 쌀쌀한 찬바람이 불 전망이다.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FA 포기 선수들이 그 예고편이다. /waw@osen.co.kr

[사진] 장원준-박한이-손주인-이명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