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때 '악역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이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배우 김성오(40)가 자신만의 연기 철학, 그리고 악역 소신을 밝혔다.

범죄 액션 영화 '성난황소'(김민호 감독, 플러스미디어엔터테인먼트·B.A엔터테인먼트 제작)에서 지수(송지효)의 납치범이자 동철(마동석)의 본능을 자극하는 정체불명의 납치범 기태를 연기한 김성오. 그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성난황소'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부산행'(16, 연상호 감독) '범죄도시'(17, 강윤성 감독),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올해 스크린을 달군 '신과함께'(김용화 감독) 시리즈에서 활약하며 '아시아의 드웨인 존슨'으로 떠오른 마동석표 액션이 집약된 '성난황소'. 지난해 범죄 액션 장르의 신기원을 연 '범죄도시' 제작진들이 '성난황소'로 의기투합해 '범죄도시'에 잇는 리얼하고 활력 넘치는 액션으로 채워 겨울 극장을 찾았다.

특히 '성난황소'는 '액션 킹' 마동석이 타이틀롤을 맡아 활약하지만 그와 대립각을 세우는 안타고니스트 김성오의 미친 존재감 또한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성오는 극 중 지수를 납치한 대가로 동철에게 돈을 주는 의뭉스러운, 신개념 납치범으로 변신해 보는 이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마동석의 분노를 일으키는 성난 케미를 자아낸 김성오.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합류한 김성오는 '성난황소'의 독보적인 악역으로 또 한 번 스크린 획을 그었다.

이날 김성오는 "김민호 감독이 듣기엔 불편할 수 있겠지만 솔직하게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단조로웠다. 대게 배우들은 인물의 감정선이 많거나 복합적인 면을 표현하고 싶어하지 않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책으로 봤을 때에는 조금 단조로워 아쉬웠다. 그럼에도 그런 아쉬운 부분을 김민호 감독과 이야기를 해서 많이 발전시켰고 지금의 개봉까지 오게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나리오 상에서는 기태라는 캐릭터는 굉장히 웃는 포인트가 많아 당황스러웠다. 책으로 보면 악당이 나와서 웃는 부분이 감정이 뒷받침 안돼 설득되지 못했고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계속 '이 캐릭터는 왜 웃어야하지?' 싶었다. 하지만 이후 김민호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캐릭터에 대해 파악했고 캐릭터가 웃는 걸 조금 더 합리화 시키려고 노력했다. 결과적으로 이 캐릭터는 악을 즐기기 때문에 악행을 할 때마다 웃는 캐릭터다. 그래서 성난 웃음을 보인게 아닐까 싶다. '성난황소'는 분명 상업영화였다. 깨닳음을 느끼고 주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극장에 가서 돈 주고 볼만한 재미있는 영화란 생각이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처음엔 아쉬운 대목도 있었지만 끝내 '성난황소'를 택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을 한 대목은 김민호 감독이었다는 김성오. 그는 "사실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김민호 감독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그 다음날 마동석과 통화를 했는데 김민호 감독이 굉장히 열려있다고 하더라. 김민호 감독과 논의할 지점을 찾았고 무엇보다 마동석이란 형이 나를 호의적으로 생각해 추천한 부분이 내겐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다. 마동석 형의 이야기도 도움이 됐다"며 "무엇보다 김민호 감독은 그 분 자체가 표현을 몸으로 하는 분이었고 그 부분이 나와 정말 잘 맞았다. 주로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할 때도 말 보다는 일어나서 행동으로 이야기를 한다. 테이블에 앉아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런 부분이 김민호 감독과 내가 궁합이 잘 맞았다"고 웃었다.

그동안 강렬한 악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온 김성오는 "특별히 악역 캐릭터를 연기할 때마다 차별화를 염두해서 연기한 적은 없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미 유무, 내 안에서 표현하는 역량 등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다. 이 작품 역시 차별화를 둬야한다는 생각은 갖지 않았다. 많은 걸 창조할 수 없는 캐릭터다. 다만 시나리오 안에서 그 인물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했다. 차별화라기 보다는 '성난황소' 안에서 어떻게 하면 이 인물을 윤택하게 만드느냐가 내 목표였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전했다.

그는 "영화에 나온 악역은 실질적인 악역보다 극대화시켜 나오는 부분도 있다. 나 또한 이런 극대화된 악역을 하면서 스트레스 해소가 되는 부분이 있다. 인간이라면 분출하고 싶어하는, 사냥하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다. 특히 남자들에겐 이기고 싶어하는 본능이 있는데 그런 지점에서 내 캐릭터가 해소를 시켜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며 "처음 악역으로 얼굴을 알린 '아저씨'(10, 이정범 감독) 때도 그랬고 악역을 한 이후 비슷한 악역의 캐릭터만 제안이 들어오더라. 처음엔 그게 정말 싫었다. 배우가 하고 싶고 다른 캐릭터도 연기하고 싶었는데 그런게 굉장히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전혀 다른 악역의 지점이 있었다. 악역은 같지만 그 맛은 다 다르다. 처음에는 그게 싫었는데 생각해보니 그걸 풀어낼 수 있는 역할도 많더라. 나쁜 사람은 종류도 많고 성격도 많다. 누구나 다 악역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나쁜 사람들은 평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있는게 무긍무진하다.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악역 전문 배우라 불려도 괜찮다. 평생 죽을때까지 연기할 수 있으면 괜찮다. 그 생각을 바꾼 지점이 경제적인 문제도 있었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겠다는 마음도 먹게된 시점이었다. 따져보니 나는 어떤 역할을 위해 배우가 된게 아니라 배우가 되기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성오는 액션 연기에 대해 "더위 때문에 힘들었지 마동석 형과 액션이 힘들지는 않았다. 특히 마동석 형은 액션 하다 많이 다쳐 너무나 액션에 대해 많이 아는 배우다. 그래서 힘든 부분은 없었다. 다만 마동석 형이 아닌 함께 호흡을 맞춘 이성우와 액션 에피소드가 있다"며 "이성우는 부하로 나오는 역할이었는데 내가 세게 타격을 가하는 장면이 있다. 사실 합을 맞춘 가짜 타격 연기를 해야하는데 그게 느낌이 안 살 것 같아 배우와 상의해서 실제 타격으로 하게 됐다. 마동석 형이 실제로 실타(실제 타격)를 굉장히 싫어하는데 내가 거기에서 고집을 부렸다. 딱 한번만 때릴테니 실타로 가자고 해서 때렸는데 입술이 살짝 터졌더라. 너무 깜짝 놀라서 병원에 갔는데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병원에 다녀온 뒤 나는 현장에서 대역죄인이 됐다. '미안하다' 사과를 했지만 모두에게 민망했다. 그런데 막상 영화에서는 실타 장면이 사용됐다. 이성우에게는 맛있는 곱창을 사주며 훌훌 털고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고 웃었다.

그는 "물론 마동석 형이 실타로 가자고 하면 맞는다. 하지만 핵주먹인데 실타로 맞으면 크게 다치지 않겠나? 실제로 맞으면 연기를 안 해도 된다. 얼굴이 자연적으로 반응하며 내 몸도 컨트롤할 필요가 없다. 마동석 형은 '반창꼬'(12, 정기훈 감독) 때부터 만난 좋은 형이다. 굉장히 좋은 배우이고 좋은 브랜드를 가진 분이다. 내겐 정말 좋은 형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으로 김성오는 최근 육아에 푹 빠진 자신의 근황을 전하며 "아기가 31개월, 3살이 됐다. 가장 예쁠때인데, 그래서 요즘 너무 행복하다. 내가 아빠라는 감정을 느끼게 될 줄 몰랐는데 요즘 아이를 통해 그런 감정을 느껴 너무 좋다"며 "다만 요즘 아이가 조금씩 TV나 영화를 통해 '아빠'라는걸 인식하는데 몇몇 작품에서는 아빠가 출연했다는걸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하더라. 이번 '성난황소' VIP 때 아이 손 잡고 아빠가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줄 생각이다. 물론 영화를 같이 볼 수는 없겠지만 아이에게 이 작품을 통해 아빠의 일을 알려준다면 좋을 것 같다"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성난황소'는 한번 성나면 무섭게 돌변하는 남자가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무한 돌진하는 액션 영화다. 마동석, 송지효, 김성오, 김민재, 박지환 등이 가세했고 김민호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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