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역 폭행 사건' 관련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래퍼 산이(33·본명 정산)가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해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래퍼 산이

산이는 16일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페미니스트'라는 제목의 노래를 공개했다. 그는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는다. 혐오가 불씨가 돼 혐오를 조장하는 상황을 혐오한다"고 했다. 노래가 담긴 영상은 빠르게 확산해 발표된 지 2시간여 만에 조회수 20만 회를 넘겼다. 댓글도 4000개 넘게 달렸다.

산이가 16일 ‘페미니스트’라는 곡을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통해 발표했다.

노래 가사에서 산이는 "여잔 항상 당하며 살았어/ 우리 남잔 항상 억압해왔고 역사적으로도"라면서도 "여자와 남자가 현시점 동등치 않단 건 좀 이해 안 돼/ 우리 할머니가 그럼 모르겠는데/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야 그렇게 권리를 원하면 왜 군대는 안 가냐/ 왜 데이트 할 땐 돈은 왜 내가 내/ 뭘 더 바래"라고 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도 언급했다. 산이는 "미투 운동 지지해 알지?/ X감독 X배우 개XX들 때문에 남자들 싸잡아 욕먹지"라며 "그런 극단적인 상황 말고/ 합의 아래 관계 갖고 할 거 다 하고 왜 미투해?/ 꽃뱀? 걔넨 좋겠다 몸 팔아 돈 챙겨/ 남자는 범죄자 역차별 참아가며 입 굳게 닫고 사는데"라고 했다.

성(性)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수역 폭행 사건’과 관련해 산이가 직설적인 가사를 담은 노래를 발표하자 댓글 창에선 다시 치열한 성 대결이 펼쳐졌다. 일부 네티즌들은 "용기 내 말해줘서 고맙다", "이런 게 힙합이다"라며 산이를 응원했다. 반면 "혐오가 혐오를 조장하는 것이 싫다면서 정작 본인이 남녀 편 나누기하고 있다", "불난 데 기름 붓는다"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산이는 전날엔 페이스북에 ‘이수역 새로운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약 1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폭행 사건 당시 술집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영상 속에는 남녀 일행이 욕설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산이가 이 영상을 올리자 일부 네티즌은 "용기 있다", "소신 있는 행동 멋지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선 "2차 가해의 우려가 있다", "해결 안 된 사건에 끼어든다"며 비난도 쏟아졌다. 급기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산이의 처벌을 요구하는 글도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이틀 동안 2만 6000명의 네티즌이 동의했다.

산이는 2008년 래퍼 버벌진트의 앨범 '누명'에 참여한 뒤 같은 해 5월 JYP엔터테인먼트에 연습생으로 들어가 JYP 소속 첫 래퍼로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에브리바디 레디'로 정식 데뷔했고, 2013년 브랜뉴뮤직으로 소속사를 옮겨 '쇼미더머니', '언프리티랩스타', '힙합의 민족2' 등 힙합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