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반도경제통일특별위원회 창립식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한반도 평화' 특강을 듣고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5일 "한미공조라는 말이 좋은 말이 아니다"라며 "미국은 우리가 자기들 말을 안들으면 또 ‘한미공조’를 내세우고, 대북제재 완화요구를 요구하면 공조 파괴행위로 규정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창립회의 기조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미국이 한미공조로 우리정부를 거듭 통제하려 한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이 결국 ( ‘선비핵화 후보상’을 골자로 하는) 리비아 방식으로 회귀하려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문재인정부가 컨틴전시 플랜(위기대응 비상계획) 준비를 지금부터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북핵문제 해결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항복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며 "우리 정부는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움직이고, 트럼프 대통령까지 자기 쪽으로 끌고 갈 가능성을 인정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봉합하고 북미 수교를 교환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 입장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어렵다면 중국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북핵 문제 봉합과 북미 수교를 교환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면 문재인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며 "우리로선 북한의 리비아 방식에 대한 공포를 해소함으로써 비핵화 추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은 북한이 소위 ‘컨시스턴스(일관성)가 있어서 상대하기 쉽다’고 하는 반면, 한미협의 당시 ‘남한은 왔다갔다해서 대책을 못세우겠다’고 한다"며 "그래서 나온 것이 ‘정책에 있어서 한미가 같이 가야된다’는 개념의 한미공조인데, 이때부터 한국이 다른 말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미공조라는 말이 좋은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9일 미국에서 예정된 북미 고위급 회담이 불발된 것과 관련, 북한이 고위급회담 취소를 통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날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니 7일에 베이징에서 (미국으로) 떠나는 걸 예약을 했다가 취소하고 표를 저녁 11시 30분으로 옮겼다. 그리고 다시 취소했다"며 "최소한도의 상응조치에 대한 희망도 답도 안나오니까 ‘뉴욕가서 허탕칠 바에 차라리 다음을 기약하자’고 해서 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