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3일 미국을 방문하며 국회에 "상임위 출석과 관련해 사전 일정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는 내용이 담긴 본인 명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국회 출석 문제와 관련해 장관이 공문까지 보낸 건 이례적이다.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조 장관은 자유한국당 소속 강석호 국회 외통위원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향후 국회 일정에 충실히 임하겠다' '상임위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장관 일정 섭외 시 국회와 사전에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했다. 강석호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조 장관이 방미(訪美) 일정을 지난 8일에야 국회의원들에게 알렸다"며 "국회 예산 심사 국면에서 해외 출장 일정을 5일 전에 통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고, 조 장관도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했다.

외통위 관계자는 "형식은 '공문'이지만 앞으로 국회를 존중하겠다는 '각서'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조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과 면담한 뒤 오는 17일 귀국 예정이다. 국회 외통위와 통일부 간에 누적된 갈등이 조 장관 방미 건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일부는 최근 남북 협력기금 비공개 예산 편성 문제, 기지출된 남북 협력기금 세부 내역 미제출 등으로 야당 외통 위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