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정현

"이렇게 해서 대표팀에 뽑힐 수 있을까요."

프로농구 전주 KCC의 슈터 이정현(31)은 요즘 마음고생이 심하다. 팀과 개인 성적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

KCC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 현대모비스와 함께 유력한 우승후부로 꼽혔다. 하지만 13경기를 치른 11일 현재 6승7패로 7위에 머물러 있다.

이정현도 평균 11.7점(30위·국내선수 9위), 3점슛 1.4개(19위), 3점슛 성공률 30.5%(66위)로 기대이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로 KCC 유니폼을 입은 이정현은 보수 총액 9억2000만원을 받았다.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몸값 9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번 시즌도 7억원으로 전체 2위다. 높은 몸값과 팀의 구심점임에도 성적이 신통치 않다보니 부담감이 크다.

그는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 경기력이 좋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개인적인 죄책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이정현은 시즌 초반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노련함과 영리함으로 버티고 있지만 무거운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진단이다.

2015년 비시즌부터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그는 4년째 쉬지 못했다. 대표팀에 다녀와 시즌 초반 들쭉날쭉한 다른 대표 선수들과 비슷하다.

이정현은 "비시즌에 팀 훈련을 함께 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 다녀와 (10월 초) 말레이시아 대회에서 바로 경기에 나선 것이 처음으로 손발을 맞춘 것이다. 이제 한 달가량 호흡을 맞춘 셈이다"며 "다른 때와 비교하면 (시즌 개막을 앞둔) 8~9월 같은 느낌이다"고 했다.

체력 부담도 크다. 이정현의 이번 시즌 평균 출전시간은 29분14초다. 상무 전역 후 뒤늦게 합류했던 2014~2015시즌(28분40초) 이후 처음으로 30분이 안 된다.

추승균 KCC 감독은 "일단 (이)정현이의 출전시간을 30분 아래로 정했다. 컨디션이 좋으면 더 뛸 수 있겠지만 장기 레이스다. 많이 힘들어 하고, 밸런스가 흐트러진 것도 있다"며 "지난 시즌 6라운드에 선수들이 많이 지쳐하는 모습이었다. 당분간 시간을 조절할 것이다"고 했다.

KCC는 최장신 센터 하승진(221㎝)이 발목 피로골절로 이탈했다. 3라운드 초반 복귀가 목표다.

이정현은 "(하)승진이 형이 올 때까지 5할 승률을 목표로 생각하겠다. 지금 경기력은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조직력과 짜임새를 맞춰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했다.

김상식 국가대표팀 감독은 오는 14일 전후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예선 2라운드 레바논(11월29일), 요르단(12월2일)전에 나설 최종엔트리 12명을 확정할 방침이다.

이정현은 "이런 식으로 농구해서 뽑히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발탁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