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군사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11일(현지 시각) 밝혔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럽군 창설’ 주장을 비난한 것과 대치되는 발언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공영방송 R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힘있는 경제 연합체이며, 유럽이 국방 및 안보 문제에서 독립적이고, 자주적이기를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군 창설이 "긍정적인 과정"이라며 "세계의 다극화를 강화할 것"이라고 지지했다.

2018년 11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마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유럽군 창설’ 주장을 비난하는 등 양국이 유럽군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나왔다.

지난 6일 마크롱 대통령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럽을 러시아, 중국은 물론 미국으로부터 독자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유럽군을 창설하자고 언급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참석차 파리에 도착하기 직전인 10일 "마크롱의 제안은 매우 모욕적"이라며 "유럽은 미국이 많은 보조금을 내는 나토(NATO)에 대한 공정한 분담금을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프랑스 정상간 신경전은 1차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유럽이 나토 방위비 분담에 동의하면서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