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反美) 단체 관계자들이 주한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기습 시위를 하기 위해 차도에 뛰어들었다가 차에 치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1일 "김모(여·24)씨와 민모(여·20)씨가 지난 8일 낮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미국대사관을 향해 편도 5차로 도로를 가로지르다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이날까지 12번째 비슷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민중민주당 소속인 이들은 승용차에 부딪힌 후 다시 일어나 '북침 전쟁 연습 영구 중단·미군 철거'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구호를 외쳤다. 대사관 정문으로 향하던 시위대는 그 앞을 지키던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고 했다. 원외(院外) 정당인 민중민주당은 2016년 법원에서 이적단체 판결을 받고 해산한 '코리아연대'의 후신으로 알려졌다.

지난 8일 반미 단체 소속 20대 여성 2명(원 안)이 현수막을 들고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 대사관 정문을 향해 뛰어가고 있다. 이들은 세종대로를 가로지르며 “미군은 이 땅을 떠나라”고 외쳤다.

민중민주당 관계자들은 이런 시위를 '진격 투쟁'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광화문광장에서 2명이 짝을 지어 경비 중인 경찰 눈치를 보다가 차도를 건너 미 대사관을 향해 뛰어드는 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는 신호등 때문에 차량 통행이 멈추면 뛰어와 시위를 벌였는데 이번 시위대 2명은 차량 신호등이 파란불일 때 차로로 뛰어드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했다.

진격 시위에 나섰다가 잡힌 사람 대부분은 20대로 전과가 없는 초범이라고 한다. 자신들을 "청년 레지스탕스(저항군)"라고 부른다. 경찰 관계자는 "담력을 키우기 위해 젊은 신입 회원들에게 시키는 일종의 통과의례로 보인다"며 "기습 집회를 두 번 이상 하다 잡히면 가중 처벌되거나 구속될 수 있다는 점도 무(無)경험자를 투입하는 이유인 것 같다"고 했다. 경찰 조사 내내 묵비권을 행사하며 이름조차 밝히지 않는 것도 이들의 공통점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은 법원에서 일일이 검증(檢證) 영장을 받아 지문을 채취하는 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민중민주당 측은 기습 시위에 나섰던 여성 회원이 경찰에 붙잡혀 조사받게 되면 "연행과 지문 채취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미 대사관 앞에 여성 경찰들이 배치돼 있고, 지문 채취도 여성 경찰 4~5명을 동원해 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경찰은 김씨와 민씨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