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조선(造船) 업계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로 했다.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국토교통상은 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조선 업계에 대한) 공적 자금 지원은 시장을 왜곡하고 공급 과잉 문제 시정을 늦출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 주도로 공적 자금 약 12조원이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됐으며,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낮은 가격으로 선박 건조를 수주해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내각이 강제징용 판결 이후 강하게 반발하는 와중에 이런 문제 제기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아베 내각과 자민당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대법원의 배상 판결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을 경우, 경제적 압박도 불사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내각이 이번 판결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할 방침을 굳혔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리 정부가 응하지 않으면 재판은 열리지 않지만, 재판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의무가 한국에 생기는 것을 노린 것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대응 조치 중 하나로 고려하던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 일본 소환은 당분간 하지 않기로 했다. 판결 이후 상황과 관련, 한국 측과 협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상은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국제법에 기반해 한국 정부와 맺은 협정을 한국 대법원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면, 다른 어떤 나라도 한국 정부와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폭거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우리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절제되지 않은 언사로 평가를 내리는 등 과잉대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며 "이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시키는 것은 한·일 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