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 시각)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가 대통령 선거에 필적할 정도로 달아올라 '이상 과열' 양상을 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중간선거에선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뽑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4일 "민주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면 그동안의 모든 경제적 성취를 날려버릴 것"이라고 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0년 만에 자신의 선거구호였던 "예스 위 캔(yes we can·할 수 있다)"을 외치며 맞섰다.
실제 미 CBS방송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미 하원의 접전 지역구 66곳의 성인 64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가 '대통령 선거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은 26%, '대통령 선거만큼 중요하다'는 67%였다. 접전 지역구 유권자의 93%는 이번 선거를 대통령 선거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34%,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해 투표할 것'이란 응답은 38%로 팽팽했다. 트럼프와 반(反)트럼프 진영이 사활을 건 선거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선거 열기가 과거 어느 중간선거보다 뜨거운 건 투표율에서도 알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3일까지 사전투표에서 3150만명이 투표해 이미 2014년 중간선거 사전투표자(2400만명) 수를 넘어섰다. 미국투표재단에 따르면 해외 거주 미국인의 투표 요청 건수도 2014년보다 7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회사 서베이몽키가 지난 10월 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62%는 '이번 선거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중간선거'라고 답했다.
선거 분위기가 가열되면서 공화·민주 양 진영의 공방전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조지아·테네시주(州), 5일 오하이오·인디애나·미주리주 등 5개 주를 돌며 막판 표몰이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테네시 지원 유세에서 "2016년 대선 이후로 보지 못했던 전율이 공기 속에 있다"며 "민주당 바람은 더 이상 없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오바마 전 대통령이 4일 인디애나와 일리노이주를 돌며 반트럼프 진영 뭉치기에 나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10년 전 여러분이 나를 대통령으로 뽑아줬다"며 "아메리칸 드림을 만든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마치 대통령 선거를 방불케 하는 연설이었다.
과열된 선거 분위기는 언론 만평 소재로도 나오고 있다. 최근 보스턴 글로브지는 한 노인이 '속이 쓰리고 메스껍고 잠이 안 오고 두통이 있는데 뭘 해야 하느냐'고 약사에게 묻자, 약사는 '투표를 시도해 봤느냐'고 묻는 만평을 내보냈다. 그만큼 미국인들이 선거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막판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여전히 공화당을 앞서고 있지만 지지도 격차가 좁혀지면서 선거 결과는 예측불허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전국 12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0%는 민주당을, 43%는 공화당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격차가 7%포인트였다. 지난 10월 조사에선 이 격차가 11%포인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좁혀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