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본지 인터뷰에서 "원전은 어떤 기후·날씨에서도 가장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수단"이라면서 "세계적으로 수십년간 계속 확대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원전기술이 세계 정상급이지만 탈원전 이후에는 원전을 성공적으로 수출할 기술 수준과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로도 세계 각국이 원전 건설을 계속하고 있다. 작년 7월 기준으로 중국(21기), 러시아(7기), 인도(6기), 파키스탄(2기), 슬로바키아(2기) 등 14개국이 57기의 원전을 건설 중이고 계획 단계의 원전도 130기에 달한다. 얼마 전 유엔 산하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는 특별보고서에서 "재앙적 기후변화를 막으려면 원자력 에너지를 2030년까지 59~106%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현재 200만대인 전 세계 전기차가 2040년에는 2억8000만대로 늘 것이고, 전체 에너지에서 전기 비중은 현재의 18%대에서 25%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3세대 원전 'APR-1400'이 얼마 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했다. 프랑스, 일본도 못한 쾌거다. 전 세계에서 3세대 원전의 상업 운전에 성공한 경우는 한국(신고리 3호기)뿐이다. 그러나 한국은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전문가 인력풀과 부품 공급망이 위협받고 있다. 40년 쌓은 기술이라도 탈원전 수년이면 붕괴되고 말 것이다. 한국에서의 부품 공급과 기술 지원이 어려워질 전망인데 어느 나라가 한국더러 원전을 지어달라고 하겠는가.

원전 1기를 수출할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자동차 25만대, 스마트폰 500만대 수출과 맞먹는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짓고 있는 4기의 원전으로 20조원을 벌었고, 앞으로 60년 부품과 핵연료를 공급하면 10조원의 수익을 더 올릴 수 있고, 우리가 원전 운전을 지원하면 다시 60조원을 더 벌 수 있다. 현재 UAE에 파견된 한수원 젊은 기술자들은 연봉 2억원까지 받고 있다. UAE에는 한전·한수원 직원이 1000명, 관련 기업 직원이 2000명 가 있다. 조선, 자동차가 흔들리고 반도체도 중국이 바짝 뒤따라오고 있는데 우리는 미래의 먹거리가 될 원자력을 갖다 버리려 하고 있다. 미국 아닌 나라가 NRC 설계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인데도 한수원은 홍보를 못하고 입을 닫고 있다. 소수의 잘못된 신념과 오기로 나라를 이렇게 이끌어도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