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출범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위원장 장완익)가 올해 예산 118억원을 예비비로 편성한 데 이어, 내년도 예산 261억원도 국회 심의를 거치지 않는 예비비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 때문에 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2019년도 예산안에는 특조위 예산 내역이 포함되지 않았다.
특조위 측은 "'조사 개시'가 선언되지 않았고 직원 채용 절차도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9월 국회에 제출된 본예산에 포함시키기 어려웠다"고 했다. 예비비는 국회 사전 심사 없이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받을 수 있어 삭감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야당 측은 "특조위엔 이미 기획재정부 등에서 파견된 공무원 36명이 일하고 있고 올해 예산도 이미 예비비로 편성한 경험이 있는데 인력 부족으로 예산안을 만들 수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국회 심사를 안 받으려는 꼼수"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이 공개한 올해 특조위 회의록에 따르면, 지난 5월에는 '정부 본예산 편성 일정에 따라 진행 예정'이라고 했다가, 6월 돌연 '직제 심사 일정 지체 등으로 2019년 예산은 예비비로 편성'이라고 적혀 있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한 기관이 2년 연속으로 국회 심의 없이 예비비로 전체 예산을 편성받는다면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했다.
특조위 측은 본지 통화에서 "조만간 국회 정무위에 내년도 예산안을 별도로 제출해 심의를 받을 것"이라고 했지만, 정무위 측은 "불가능한 절차"라고 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각 부처 예산안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만 국회가 심의할 수 있다.
또 올해 3월 출범한 특조위는 8개월여가 된 현재까지 조사 개시 선언도 하지 않고 있다. 특조위는 올해 장·차관급인 위원장과 상임위원 5명에게 각각 7200만~7600여만원씩의 급여를 지급한 상태다. 또 16차례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관련 기관에 자료를 요청하는 등 실질적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