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중력을 거스르는 듯… 김지영을 보라

발레| 마타 하리

캄캄한 무대 위로 화려한 인도풍 의상을 입은 무희가 오른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얼굴과 상반신을 덮고 있던 베일을 천천히 한 겹씩 벗는다. 관능적인 춤사위를 시작하면 숨이 멎을 것 같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파리 사교계를 접수했던 마타 하리(1876~1917)의 춤은 사후 100년이 지나도 보는 사람을 사로잡는다.

이번 주말 추천작 중 으뜸은 국립발레단이 국내 초연하는 '마타 하리'다. 지난 3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 이 발레는 그녀를 이중간첩이나 팜파탈의 대명사로 그리지 않는다. '자유를 갈망한 무용수'로 재조명한다. 춤과 자유를 누구보다 사랑한 마타 하리가 남성 중심 세계에서 역사의 풍랑에 좌초하는 과정이 일대기로 펼쳐진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영상을 이용한 연출, 쇼스타코비치 음악이 어우러져 드라마틱한 영화를 보는 듯하다.

여주인공을 맡은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은 정점에 가까워진 기량을 뽐낸다.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춤사위와 풍부한 표정 연기가 압권. 레나토 자넬라가 안무한 화려한 군무와 유럽·인도풍의 다채로운 의상도 볼거리다. 공연은 4일까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피가 끓어오른다. 지난 수요일 개봉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설의 밴드 퀸(Queen)을 이끌었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다. 만듦새만 보면 아쉬운 점도 있지만, 탄산수처럼 짜릿한 퀸의 음악에 나머지 흠은 잊힌다. 기왕이면 4DX 스크린으로 볼 것. 공연장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 것이다.

웹드라마| 에이틴

삼성까지 웹드라마를 제작하는 세상이다. 10~20대는 웹드라마를 더 많이 본다. '요즘 젊은 것들' 생각을 알려면 볼 필요가 있단 뜻. 그러려면 올해의 화제작 '에이틴(A-TEEN)'을 클릭해보자. 넉 달간 누적 조회 수만 2700만여 회다. 10대의 알콩달콩 연애담인데, 유치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떠올려 보라, 당신도 그땐 다르지 않았다. 네이버 무료 시청. 전체관람가.

공연| 코카뮤직 플레이

색다른 음악을 즐기고 싶은데 홍대 앞 클럽은 낯설다면. 3일 오후 6시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리는 '코카뮤직 플레이'로 향해보자. 고민을 덜어주는 편집숍처럼 '서사무엘' '아도이' '레이브릭스' 등 각광받는 뮤지션들만 골라 무대에 올린다. 공짜다. 멜론티켓에서 수수료 1000원만 내고 예매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