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이다. SK와 KGC의 경기가 열리는 잠실학생체육관.

김선형과 아내 석해지씨. 지난해 3월 코트에서 프로포즈하던 모습. 석해지씨의 조언은 상당히 날카로웠다. 김선형이 극복해야 할 과제를 제시해줬기 때문이다. 사진제공=KBL

김선형이 몸을 풀고 있었다. 시즌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김선형은 4쿼터 승부사의 모습을 보이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 궁금한 게 많았다.

이때, 김선형은 갑자기 충격적 얘기를 했다. "미드 레인지 점퍼를 계속 연습하고 있어요. 초점을 많이 맞추고 있어요"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평범할 수 있는 얘기. 그런데 "와이프가 그 얘기를 해 주더라구요. '내가 필요한 게 이거구나'라고 마음 속에 와 닿는 조언이었어요"라고 했다.

매우 정확한 지적이다.

국내 프로농구 선수들은 대부분 장, 단점이 분명히 있다.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이대성은 강력한 피지컬과 운동능력, 활동력이 강하고 드리블 기술이 좋지만, 리듬감이 부족하고, 확률이 매우 높은 자신만의 플레이가 코트에서 나오지 않는다. 때문에 기복이 있다. 발전해 나가야 할 부분이다.

김선형도 예외는 아니다. 독보적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지니고 있다. 꾸준한 노력으로 3점슛 성공률도 끌어올렸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게임을 조율하는 능력도 생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완벽하진 않다.

그 중심에는 미드 레인지 점퍼가 있다. 김선형이 슛이 특기인 선수는 아니다. 3점슛 성공률은 꾸준히 높혀나가고 있다. 부상을 당했던 지난 시즌 일시적으로 3점슛 야투율 28.6%로 떨어지긴 했지만, 2015~2016시즌 45.8%까지 정확도를 올릴 정도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슈팅 카테고리에서 발생한다. 여전히 김선형은 3점슛과 골밑 돌파의 두 가지 옵션이 주된 공격 루트다. 때문에 상대는 당연히 김선형의 외곽과 골밑 돌파를 체크한다.

프로 초년병 시절에는 골밑 돌파에만 신경을 썼는데, 이제는 상대수비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 2가지로 늘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상당한 노력의 결실.

문제는 퍼리미터 지역(자유투 라인 밖, 3점슛 라인 안쪽 구역)의 미드 레인지 점퍼다. 김선형은 순간 스피드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시아권에서도 경쟁력이 상당하다. 때문에 스크린을 받은 뒤 빠른 돌파를 하면 순간적으로 찬스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여기에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2가지. 골밑으로 레이업 슛(김선형은 이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플로터를 연습하기도 했다)이나 미드 레인지 점퍼다. 그런데 김선형이 돌파를 하는 순간, 단 하나의 옵션밖에 남지 않는다. 그동안은 그랬다.

즉, 미드 레인지 점퍼가 필요하다. 이 기술을 위해서는 파워 존(허리에서 허벅지를 잇는 고관절)을 강화해야 한다. 미드 점퍼를 던지기 위해서는 자유자재로 퍼리미터 지역에서 멈춰야 하고, 순간적으로 방향이동이 필요한 파워존의 힘이 필요하다.(사이드 수비 스텝을 제대로 익히기 위해서도 파워 존은 필수적이다)

김선형은 "아내가 연애 초반에 농구를 계속 보고 알아가게 되면서, 그때부터 계속 조언을 했어요. 미드 레인지 슛이랑 리딩이 필요하다고. 그런데 당시에는 제가 자존심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았죠. 플로터나 3점슛만으로 충분히 제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했다.

김선형이 한 팀의 핵심 주전으로만 머물고 싶다면, 지금도 충분하다. 하지만, 김선형은 SK의 에이스이자 현 대표팀의 주전에 가장 가까운 가드다. 그런데 아시아권에서 좀 더 강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공격의 기복을 줄어야 한다. 당연히 공격 루트를 다양화해야 한다. 타고난 스피드가 워낙 좋기 때문에 그의 미드 레인지 점퍼가 확실히 장착되면, 아시아권에서 1대1로 그를 막을 선수는 그다지 많지 않다. 개인 뿐만 아니라 SK, 그리고 대표팀의 경쟁력도 높아진다.

김선형은 "지난 시즌부터 연습해서 올해 쓰고 있는데, 농구가 더 재미있어져요. 아직 불완전하지만, 더욱 노력해서 내년까지 확실히 장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김선형은 2017년 5월 석해지씨(28)와 결혼했다. 그의 아내는 SK의 홈 경기는 빠지지 않고 관전하고 있고, 수도권 원정 경기도 웬만하면 찾는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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