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연장 끝내기 패배의 후유증을 이겨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28일 열린 MLB(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원정 4차전(7전4선승제)에서 LA 다저스에 9대6으로 역전승했다. 3승1패로 앞선 레드삭스는 1승만 더 거두면 2013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에 오른다. 5차전은 29일 오전 9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홈팀 다저스는 클레이튼 커쇼를 선발로 내보낸다. 레드삭스는 2차전에서 류현진과 선발 대결을 펼쳐 승리를 따냈던 데이비드 프라이스로 맞선다.
◇이틀간 세 경기 치른 셈
레드삭스는 전날 3차전에서 다저스에 연장 18회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2대3으로 졌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 10분에 시작한 경기가 자정을 넘겨 밤 12시 30분에 끝났다. 월드시리즈 사상 최장 경기 시간(7시간 20분·종전 5시간 41분), 최장 이닝(18이닝·종전 14이닝 3회) 기록이었다. 이날 두 팀은 각각 투수 9명, 타자는 23명을 썼다. 다저스의 투수인 커쇼는 연장 17회 대타로 타석에 서기도 했다. 레드삭스는 4차전 선발 예정이었던 네이선 이볼디를 하루 앞당겨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이볼디는 12회부터 17회까지 6이닝 동안 공 97개를 던지며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하다 18회말 다저스 선두 타자로 나온 맥스 먼시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패전 책임을 졌다. 4차전은 3차전과 같은 시각에 시작돼 약 4시간 만에 끝났다. 레드삭스와 다저스는 만 28시간 동안 사실상 3경기를 소화한 셈이다.
◇레드삭스 대타 작전 적중
레드삭스는 4차전 6회까지 다저스 선발 리치 힐의 투구에 눌려 안타 1개와 사사구 3개를 얻는 데 그쳤다. 레드삭스의 간판 투수인 크리스 세일은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지르며 타자들을 독려했다. 손가락으로 힐을 가리키며 비속어를 섞어 고함을 치기도 했다. 평소와는 다른 그의 모습에 동료 선수들이 더 놀랐다고 한다.
레드삭스는 6회말 수비 때 포수 실책으로 먼저 1점을 내주고, 다저스의 야시엘 푸이그에게 3점 홈런을 맞아 0―4로 끌려갔다. 그러자 세일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레드삭스 타선은 결국 깨어났다. 마지막 3이닝 동안 9점을 뽑았다. 7회에 대타 미치 모어랜드가 3점짜리 대포를 쐈다. 8회엔 스티브 피어스가 동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9회엔 5점을 추가했다. 대타 라파엘 데버스가 1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렸고,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피어스가 다저스 7번째 투수 마에다 겐타를 상대로 3타점 2루타를 뺏어냈다. 다저스는 9회말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2점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승패를 뒤집지는 못했다.
◇6차전 가야 류현진 본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이번 월드시리즈 들어 선수 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2차전 땐 레드삭스의 좌완 선발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전원 우타자로만 선발 타순을 꾸렸다가 무너졌다. 2차전 땐 5회 2사 만루에서 선발 류현진을 내리고, 라이언 매드슨을 올렸다가 3실점하는 결과를 안았다. 매드슨은 4차전에도 7회에 등판해 3점 홈런을 맞았다.
로버츠 감독이 리치 힐을 7회 1사 후 교체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감독이 7이닝 가까이 앞도적인 투구를 한 리치 힐을 빼고 구원투수들을 기용해 4점 리드를 날렸다.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로버츠 감독은 "대통령이 시청했다니 기쁘다"면서도 "그가 그동안 다저스 게임을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다. 한 사람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벼랑 끝으로 몰렸다. 다저스가 5차전에서 이긴다면 류현진이 원정 6차전(30일·보스턴)에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레드삭스는 안방에서 축배를 들 경우를 고려해 6차전 선발(크리스 세일)까지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