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 감상 놀이
최성희 외 지음|미술문화ㅣ128쪽ㅣ1만5000원
동아시아 미술사와 미술 교육에 각각 몸담고 있는 전문가 4인이 뭉쳤다. 과녁은 하나. 구슬땀 흘리며 붓글씨를 써보고, 김홍도 그림을 보며 킬킬거리다가도 막상 미술관에 가면 어려운 용어와 방대한 정보 탓에 따분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우리 미술과 친해지는 법 49가지를 고안해냈다. 국립중앙박물관·간송미술문화재단 등 국내 유명 미술관이 소장한 명화들을 책으로 불러모아 즐거운 수다로 풀어간다.
부리를 내민 닭이 병아리들과 입맞추는 그림은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의 '어미 닭과 병아리'다. 섬세한 깃털과 따스한 봄 햇살이 고화질 카메라로 찍은 듯 생생하다. 보이는 그대로 표현하면서도 그 속의 생명력과 감정까지 담아내는 걸 옛 그림에선 '기운을 그려낸다'고 했다.
윤두서(1668~1715)의 '나귀에서 떨어지는 진단 선생'〈사진〉은 자연에 묻혀 살던 진단이 혼란한 중국을 통일해 송나라가 건국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다가 나귀에서 떨어진 장면이다. 저자들은 역사는 몰라도 되니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을 살펴보라고 귀띔한다. 나귀에서 떨어진 저 선비는 우는 걸까, 웃는 걸까?
종로에서 약재상을 하던 전기(1825~1854)가 통역관 친구 오경석을 위해 그린 '매화초옥도', 국왕의 행차를 다큐멘터리로 남기기 위해 화원들이 그린 '화성원행도' 등 아이들 호기심을 일깨우는 질문들이 우리 미술과 어울려 펼쳐지는 과정이 알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