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다녀왔습니다. 드넓은 초원을 말을 타고 달렸습니다. 하루 종일 지평선을 따라갔습니다. 몽골에 오기 전 조금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들을 잊기 위해 말을 달렸습니다. 고통이란 게 있을까, 고통스런 순간만이 있을 뿐이지,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걷다 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었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생은 나쁘고, 가끔 좋을 뿐입니다. 살아보니 그렇더군요. 아마 대부분 이 말에 동의하실 겁니다.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살다 보면 좋아지겠지. 그런 게 인생이야" 하는 위로의 말을 듣곤 하지만, 자신있게 "네,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인생이 어려워질 때는 1야드씩 어려워지고, 인생이 쉬워질 때는 1인치씩 쉬워진다"는 말도 있죠. 살아가는 일은 어쩌면 고통에 점점 무뎌져 가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어떻게든 지나왔습니다.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가며 겨우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금의 편안한 표정과 안정적인 자세는 엄청난 고난과 고통, 슬픔이 모여 만들어진 것입니다. 저녁이 되자 초원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말을 멈추고 지는 해를 바라보다 그 극복의 순간들이 마음속에 남아 응원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포기해야 할 이유보다는 포기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더 많더군요. 가을이 왔습니다. 와서 깊었습니다. 곧 겨울이 오겠지요. 이번 겨울도 혹독할 것입니다. 짧은 가을 부디 많이 많이 즐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