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27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열린 장성급 회담과 군사 실무 회담 등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는 대신 북측의 일방적 해상 경계선인 경비계선을 주장해 온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북한이 NLL을 인정했다고 한 청와대의 설명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각종 군사회담에서 NLL 대신 경비계선을 주장했느냐"는 질문에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했다. 기자들이 "북한의 경비계선 주장이 사실인가, 아닌가만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도 같은 답변을 되풀이하거나 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북의 경비계선 주장이 사실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북한이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 지난달까지 열린 군사회담에서 경비계선 주장을 반복했다고 밝혔었다. 북한은 지난달 군사 실무 회담에서도 평화수역을 NLL과 NLL 남쪽에 있는 경비계선 사이에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NLL을 기준으로 남북으로 등(等)면적 수역을 설치하자고 한 우리 측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7월 5일부터 이달 초까지 총 20여 차례에 걸쳐 함정 간 국제상선 공용 통신망을 통해서도 '북 경비계선의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군이 공식적으로 이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NLL을 인정해 왔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군은 통수권자의 언급 등 정부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