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9일 평양에서 평양공동선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부는 23일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심의·의결한다.

정부 관계자는 22일 "두 합의서는 내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뒤 대통령이 서명해 비준할 예정"이라며 "(두 합의서는)판문점선언과 달리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법제처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19일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평양공동선언과 당시 남북의 군 수장이 서명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비준을 위해 국회 동의가 필요한지 법제처에 질의했다. 법제처는 최근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제처는 ‘평양공동선언은 판문점선언 이행의 성격이 강하며, 판문점선언이 이미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어 평양공동선언은 따로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법제처는 또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해선 국회가 비준 동의권을 갖는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입법사항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부는 4·27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선언’에 대해선 지난달 11일 국무회의 의결 뒤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여야 공방으로 인해 판문점선언에 대한 비준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종의 상위합의서라고 할 수 있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비준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시행령이라고 볼 수 있는 평양공동선언을 먼저 비준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두 합의서 모두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군사분야 합의서의 경우 마지막 내용에 '정당한 절차'를 거쳐 효력이 발생한다고 돼 있는데,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정당한 절차가 충족된다고 보기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백 의원은 그러면서 "재정부담이 있고 안보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는 게 한국당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2007년 ‘10ㆍ4 선언 이행에 관한 제1차 남북총리 합의서’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 절차가 국회에서 계류 중인 상황에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추진위원회·국방장관회담 합의서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비준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